코리아빌드 홈페이지 내 안내문. (사진: 코리아빌드 홈페이지 캡처)
코리아빌드 홈페이지 내 안내문. (사진: 코리아빌드 홈페이지 캡처)

건축박람회 전문전시회 ‘코리아빌드’

‘강행’ 주최 측 “대관료, 다 집행돼”

청와대 국민청원 “취소 권고해달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해 전국적으로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는 대규모 건축박람회가 강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회 전문기업인 ㈜메쎄이상이 주최하는 국내 대표 건축박람회 전문 전시회 ‘코리아빌드’는 오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감염 우려가 있음에도 주최 측은 행사를 강행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메쎄이상 측 관계자는 뉴스워커 보도를 통해 “마케팅 홍보비용 대관료가 다 집행돼 현재 단계에서 일방적으로 전시회를 취소하기가 힘들다”며 사실상 취소는 힘들 것임을 밝혔다.

◆“취소 권고 없다 ‘배 째라는 식’”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리아빌드 전시회 취소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건설·건축자재를 판매하는 회사 관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해당 글의 청원인은 전시회가 취소되도록 조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교육부도 학교의 개학을 연기하는 권고를 시행하고 있는데 전시회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행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작년부터 건설업계의 상황도 여의치 않는데 취소하려면 참가비 2000만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정부에서 전시회를 취소하도록 조치가 내려지면 참가비를 돌려주겠다고 한다”며 “이미 많은 회사가 참가취소를 알려왔는데 적극 동참해 청원등록 하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구로구청 보건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모(41,남)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22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구로구청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이 바쁘게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2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구로구청 보건소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모(41,남)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22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구로구청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이 바쁘게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2

청와대 토론방에도 코리아빌드를 취소하도록 권고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건축박람회’라는 제목의 토론방 개설자는 “(코리아빌드) 주최 측은 바이러스와 상관없이 외국인 포함 100만명이 오는 전시회를 진행하겠다고 한다”며 “참가 업체들은 안전상의 문제로 대부분 불참하겠단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주최 측은 취소의 경우 위약금 100%를 내야 한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무리 돈이 좋아도 외국 건축자재 상담회까지 열리는 박람회를 반 강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인데 공공기관 및 질본(질병관리본부)에서 연기 및 취소의 권고 조치의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고 배 째라는 식”이라며 “정부에서 업체 측에 행사를 취소시키는 것이 아닌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참가를 희망하지 않는 업체들에게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권고 및 공문 발송 부탁드린다”고 했다.

코리아빌드 강행은 연달아 취소한 다른 행사들과는 대비된다.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MWC 2020’은 오는 24일 개막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주최 측인 ‘GSMA’가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당초 GSMA는 수천개 기업들이 모이는 행사라 그대로 강행할 예정이었으나 LG전자와 노키아, 인텔, 아마존 등 주요기업들이 연이어 불참을 통보하자, 결국 최소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1일엔 국내 임신·출산·육아 관련 대형 박람회가 취소를 통보하기도 했다.

◆경기도, 교회폐쇄 지침과 극명 대비

박람회 강행은 최근 코로나19로 최대의 피해를 겪고 있는 신천지 교회 폐쇄와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 예배당을 즉시 폐쇄하고 일체의 집회와 봉사활동을 중단할 것을 신천지 교단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에서 이뤄질 예정인 대규모 박람회에 대해선 아무런 지침이 없다.

특히 방역당국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존 확진 환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환자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나 청도 대남병원 등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사건과는 별개로 확진 환자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규모 박람회가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무증상 확진자가 자신도 모르게 행사에 참여했다가 대규모 전파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정부가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의 감염 전파 차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경기도 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으로만 생각하고 대처한다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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