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이제 기업도, 정부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IT 칼럼] 이제 기업도, 정부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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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과거에는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한 회사의 내부 연구개발팀에서 경쟁 기업에게 기술 유출이 안 되도록 철저하게 비밀리에 수행했다. 그러나 보다 혁신적인 기술이 더 요구되고 기술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면서 한 회사가 기술개발을 완성하기가 점차 어렵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들 간 ‘전략적 제휴’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가 경쟁자인 미쓰비시 자동차와, 삼성전자가 경쟁자인 인텔과 제휴해서 신상품을 개발한다든지, 연구개발을 한 사례들이 그것이다.

‘전략적 제휴’보다 한 단계 더 진전한 것이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과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이다. 크라우드소싱은 일반 대중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해 혁신적인 기술에 접근하고 우수인력 확보해 높은 가치의 혁신을 낮은 비용으로 하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크라우드소싱의 확대된 형태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개념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OS 공개와 IBM의 PC 기술의 공개, 넷플릭스가 미국 내 콘텐츠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세계 각국 영상 공급자들과 제휴하면서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글로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제품 혁신의 주체에 대해 ‘자체 개발’이라는 응답이 83.0%에 달했다. 또한 한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폐쇄형 이노베이션 구조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카카오 등 일부 대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협업 사례를 나타내고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고 실제 주력 사업 영역에 스타트업 기술을 채용하거나 협업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해외 상위 대기업일수록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활용, 자사 비즈니스 변혁과 개선, 우수인재 획득, 신규고객 접근, 시장 관련 최신정보 수집 등을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하고 있다. 미국 유력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54.2%는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기술 자문, 제품·서비스 공유, 인큐베이터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었다. 특히 ‘포브스 500’의 상위 100개 업체의 스타트업 협력 비율이 68%로, 하위 100개사(32%)를 크게 웃돌았다.

각국 정부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는 유니콘 기업인 고젝의 창업자이자 CEO를 교육부 장관에 발탁했다. 또한 정치적 경쟁자인 야당 총재를 국방장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대만도 해커 출신 기업인을 디지털 정책 총괄 장관으로 영입했다. 미국 정부도 기업인을 장관이나 고위직에 많이 중용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골드만삭스 사장 출신인사를 발탁했다. 전 재무장관들도 골드만삭스 CEO 출신이 많다. 우리 정부도 종종 기업인 등 외부 인사들을 발탁하나 소수이고 그나마 정치적 요인이 강하다.

현대는 기술의 융합으로 모든 변화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한 기업이 미래를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내부의 강점과 외부의 강점을 융합해서 지속적인 혁신을 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한국의 기업들도 오픈이노베이션 적극 참가해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과 연계해야한다. 이제 조직의 폐쇄적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제 기업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 국회도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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