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DB 2019.5.28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DB 

“韓중요한 나라… 약속은 지켜야”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는 관측도

“북일 정상회담 계속 추진하겠다”

“조건 없이 김정은과 마주할 결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한일 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해 “우선 한국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개원한 제201차 정기국회(중·참의원)에서 행한 시정방침 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한국이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8년 10월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위자료 배상 판결이 나오자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난하는 등 이 판결이 한일청구권협정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임시국회 연설에서 “국제법에 따라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언급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강제징용 문제는 한국 측 책임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베 총리가 새해 시정방침을 밝히는 정기국회 연설을 통해 청구권협정에 바탕을 둔 문제 해결 원칙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올해도 한일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양국이 대화를 통해 소송 당사자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베 총리가 지난해 시정방침 연설에선 한국 ‘무시’로 일관하던 외교 전략에서 벗어나 올해는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먼저 한국을 거론하는 등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태도도 반복했다. 그는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북한과 여러 문제를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하겠다”면서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를 올해의 주요 국정 과제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라는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주할 결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납치 문제는 지난 2002년 9월 고이즈미 당시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13명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북한이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우면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더는 해결할 것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군비 강화에 대한 의욕도 드러냈다. 그는 “이번 봄부터 항공자위대에 우주작전대를 창설하는데다 전자파, 그리고 사이버라는 새 영역에서의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 능력과 체제를 발본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가능한 국가’로 가기 위한 개헌과 관련해선 “새로운 시대를 맞은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응시하고 역사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국회 헌법 심사회에서 함께 그 책임을 완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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