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절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절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1999년 394만→2018년 586만 증가

미사 참석률은 29.5%→18.3%로 ‘뚝’

신자 고령화에 영세자도 크게 줄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천주교 신자 수는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가해온 반면 신자 증가폭은 크게 둔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천주교회 2020’에 따르면 국내 천주교회 신자수는 지난 1999년 394만 6844명 이후 20년이 지난 2018년 586만 6510명으로 48.6% 증가했다.

하지만 천주교의 신자증가폭은 점점 떨어져 0%대를 기록했다.

신자 증가율은 천주교가 대대적인 선교 운동에 나섰던 2000년과 2001년 각각 3.2%, 3.9%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09년까지 매년 2%대 증가율에 머무르다 2010년에는 신자증가율이 1.7%를 보이며 처음으로 1%대로 하락했다.

2014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면서 그 영향을 받아 신자 증가율이 잠시 2.2%로 반등했으나 2018년에는 급기야 0.9%대로 추락했다.

총인구 대비 천주교 신자 비율은 1999년 8.3%에서 2018년 11.1%로 성장했지만, 기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보여주는 지표인 미사 참례(석)율은 같은 기간 29.5%에서 18.3%로 10%p 이상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 측은 “신자들의 주일 미사 참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교구마다 냉담 교우 회두(回頭)와 우리 자신의 쇄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니 새로운 복음화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천주교회에 나타나고 있는 ‘신자 고령화 현상’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연구소 조사 결과, 2003년과 2018년을 비교했을 때 9세 이하 신자는 32.4%, 10대는 33.2%가 각각 감소했다. 반면 50대는 76.9%, 60대 93.0%, 70대 117.0%, 80대는 251.6% 늘어났다.

가톨릭 세례를 받는 영세자 수도 20년 사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18만 3249명이었던 영세자 수는 2018년 8만 905명으로 55.8% 감소했다. 교구별로는 서울대교구가 69.2%, 광주대교구가 67.9%로 비교적 크게 하락했다. 

혼인성사 수에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999년 2만 4227건을 기록했던 혼인성사 수는 2018년 1만 4167건으로 41.5% 감소했다.

신학생 수 역시 감소했다. 1999년 1547명에서 2018년 1273명으로 17.7% 줄었다.

한편 지난 201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천주교 신자는 389만 311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번 집계에서는 586만 6510명으로 통계청과의 격차가 무려 197만명이나 차이가 난다.

이같이 전체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와 천주교 자체 신자 조사결과의 차이가 큰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천주교 자체 조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과 표본조사를 통해 수치를 파악한 인구주택 총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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