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렸던 한 해였던가. 아니 어쩌면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싶었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본다면 다사다난이란 단어는 너무 사치스런 표현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인용해 본다.

참으로 어지러웠던 지구촌, 혼란과 혼돈을 넘어 눈뜨면 마주하는 사건과 사고 나아가 죽음의 소식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것이 일상인 세상이 돼 버렸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설상가상인 것은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제관계는 더욱더 이기적이고 심지어 국수적 자세와 임전태세로 무장돼 가며 내일의 문을 견고하게 걸어 잠그고 있다는 이 서글픈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프게 한다. 그야말로 지구촌(村, 마을 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따름이다.

나라 안에서는 극단적 진영논리와 포퓰리즘에 함몰돼 이성 없는 짐승 같은 행태가 만연하고, 참과 거짓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며 오직 내편만이 참이고 정의고 진실이 돼 버린 믿기지 않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며, 상식과 도덕성은 유물이 되고, 속이나 겉이나 갈기갈기 찢어져 형체마저 분간할 수 없는 요지경속이 돼 버렸으니 곧 우리의 자화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러한 미친 세상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예전엔 힘들고 어렵고 고달팠어도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함께했던 지난날이 이토록 그리워지는 이유가 아닐까. 정의와 진실과 사랑과 화평이 넘쳤던 지난날 말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 무엇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우리의 한계를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체휼하고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섭리 가운데 한 세상의 끝이 왔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정과 역기능의 민낯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부정의 구시대는 긍정과 희망의 새시대를 잉태했고 지금 해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정의 구시대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구시대와 새시대는 공존할 수 없으며, 오직 구시대는 힘은 들었지만 새시대를 위한 고통의 순간들이었고, 이제 새시대를 잉태했으니 지난 시대에 미련을 두지 말고 새시대를 향한 첫 발을 힘차게 내디딜 일만 남은 것이다.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도 막을 수도 없고 후회해도 소용없고 부질없는 것, 그저 인정해야 하고, 망가진 세상이었기에 끝내고 보내야 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이것이 만고불변의 이치다.

그리고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해산의 고통과 함께 탄생한 새시대를 기쁨으로 맞이해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고 권리고 의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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