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데이터 무제한
[IT 이야기] 데이터 무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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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이 고객들에게 디즈니의 신규 영화, TV스트리밍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1년 무료이용권을 주기로 했다고 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가 있었다.

버라이즌은 무제한데이터를 이용하는 이동통신 고객들에게 이러한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락인(Lock-in: 기존고객 유지)전략을 과감하게 내세운 것이다. WSJ은 이번 조치가 스트리밍 시장의 비기너(Biginer: 신규진입자)인 디즈니에 커다란 잠재 고객을 안겨주고, 버라이즌에도 고객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최소화할 수 있는 상호 윈윈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버라이즌의 모바일가입자는 약 1억명인데 이 중 절반가량이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문화콘텐츠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 바로 ‘월트디즈니(디즈니)’사인데, 이에 더해 본 콘텐츠 공룡이 최소 5천만명의 잠재고객까지 확보했으니, 이제 편안히 도약할 준비만 하면 되게 되었다. 물론 ‘디즈니’가 제공하는 스트리밍 콘텐츠가 예비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참신한 매력으로 충성도를 높여, 1년 무료 이후에 유료로 전환하는 고객 비율을 최대한 높여야만 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간 쌓아온 디즈니사의 독보적인 콘텐츠 내공이 녹아든 본 ‘디즈니플러스’ 스트리밍서비스 – 2019.11.12일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는 큰 걱정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버라이즌은 이들 데이터 무제한 사용 모바일가입자에 더하여, 신규 피오스인터넷 및 홈브로드밴드 고객들에게도 위의 ‘디즈니플러스’ 무료 구독권을 준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유/무선에 걸친 융합 통신사업자로서의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그들의 전략이 녹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버라이즌과 디즈니사의 이 같은 전략은 애플이 신형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등 구매자에게 자사의 스트리밍서비스인 ‘애플TV플러스’ 1년 무료이용권을 주기로 한 것과 유사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질세라 모바일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전통의 AT&T사도 자체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를 만들어 자신의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임을 밝혔다. 

넷플릭스가 지배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무선서비스 제조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그 동안 축적해 온 강력한 네트워크 기반과 가입자, 운영역량을 동원해, 치열하게 시장 경쟁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같은 치열한 경쟁의 배경에는 모바일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1990년대 최초 개시된 이동통신시장에서 계속 진화해 LTE기술의 시점까지 데이터무제한 요금 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데이터무제한은 그 요금 자체가 최소 10만원 이상의 상당히 높은 요금제에 한정해 제공됐으며, 인터넷상의 저장용 스트리밍 서비스와 주요 스포츠중계 등에 특정한 용도로, 현재와 같이 OTT서비스가 활성화된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진정한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의 용도는 OTT의 활성화와 비례해 그 필요성이 절감되고 있는 것이다. 

금년에 본격적으로 출범한 5G모바일 개시와 더불어 각 이동통신사가 서로 경쟁적으로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이 같은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것이며, 데이터 무제한이 없이는 지금 당장은 물론, 향후에도 고객확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최초 5G요금제를 출시했을 때 기존 LTE시장에서와 같이 고요금제에 부여했던 데이터무제한 요금 정책을 특정업체가 중/저가형으로 제공을 밝히자, 부랴부랴 타 이동통신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책의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것은 그 만큼 향후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데이터 위주 이용양태가 이루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의 ‘인터넷종량제’와 유사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현재도 정액제로 돼 있는 인터넷 요금 구조에서 매 월 수백 기가의 데이터 사용자나, 그 일천분의 일 정도인 수백 메가 데이터를 사용하는 사용자나, 지불하는 요금이 동일하다면, 이는 정액제라는 명목하의 불균형적 차별이 될 것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자 사용한 만큼의 요금만을 내자는 종량제요금제가 제안됐으나, 관행에 익숙한 고객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물론 속도제한이라는 한계를 두어 유선인터넷과 차별성을 두긴 하였지만, 여전히 유사한 요금을 내면서, 데이터 용량은 제한되는 여타 이용자들의 희생이 반영되는 모바일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는 지금보다는 다른 차원의 개선 혹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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