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DNA
[IT 이야기] DNA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미제사건 중 하나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무려 33년만에 잡혔다.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와 더불어 그 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함께, 한편으로 진범이 잡힘으로써 그 동안 쌓였던 분노와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셨기를 희망한다. 진범인 무기징역수 이춘재도 여러 차례의 사건현장에서 채집, 분석된 DNA결과를 경찰이 내밀자 더 이상의 부인이 먹혀들지 않았고, 자신이 범인임을 자백하였다고 한다. 이로써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장기미제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음은 물론, 미래 범죄예방까지도 가능하게 되었음을 또 한번 증명하였다. 

DNA(디옥시리보핵산)는 우리 몸의 세포핵 속에 있는 유전관여 물질이다. DNA는 인산, 당, 염기 등으로 구성된 뉴클레오티드라는 기본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뉴클레오티드가 2중 나선형 형태로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것을 다시 설명하면,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종류의 염기 등 핵산이 모여서 DNA를 구성하고, 수많은 DNA의 쌍들이 모여 염색체를 만들며, 수많은 염색체들이 모여, 세포를 만들며, 이들 세포 하나 하나가 모여 우리 몸의 각종 장기와 뼈, 살갗 등을 구성하는 구조이다.

물질의 기본인 원자가 양성자인 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가장 최소의 기본 물질은 A, G, T, C인 핵산의 집합체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핵산, 즉 핵염기를 이루는 네 종류인 위 A, T, G, C는 두 가지가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하여 염기쌍을 만드는데, 이것이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자료 추출에 활용된 ‘염기서열분석법’의 기초 원리가 되는 것이다.

통상 ‘DNA염기서열분석법’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세부적인 분석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은 다소 복잡하므로, 위 염기쌍을 만드는 원리를 생각하면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위 염기 중 아데닌(A)은 티민(T)과, 구아신(G)은 시토신(C)과 서로 쌍을 이루며 DNA를 구성한다. 다시 말하면 한쪽에 A가 있으면 반대쪽은 T가 올 수 밖에 없으며, 한쪽이 G이면 다른 한쪽은 C가 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다시 사건현장으로 들어가서, 경찰은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아주 적은 체액, 체모 등 흔적들을 범죄현장에서 추출하여 이를 분석기관에 전달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같은 분석기관에서는 이 증거물을 DNA분석기에 넣고, A, T, G, C 등 다량의 염기를 인위적으로 계속해서 투입한다. 투입된 염기들은 증거물에 있는 상대편 DNA의 염기를 보고 쌍을 만들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위적으로 투입되어 결합된 염기서열이 컴퓨터로 분석하여 ATTGGCTCATT… 등으로 결합이 된 것이 확인 된다면, 분명 범죄현장에서 추출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자의 DNA서열은 TAACCGAGTAA…가 될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량의 길이인 염기서열 결합 순서를 확인한다면 이것은 아주 특정한 사람의 염기서열이 될 수 밖에 없다. 즉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각 각 50%씩 유전자를 받아 태어난 같은 형제간에도 염기서열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 이는 특정한 개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범인 검거에는 범죄 예방을 위하여 제정된 ‘DNA법’(DNA 신원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2010년 시행)에 근거하여 주요 강력 범죄자들의 DNA를 추출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과거 사건현장에서 채집된 범죄 용의자의 DNA를 위와 같은 ‘염기서열분석법’으로 추출한 DNA서열과 비교하여, 완전히 동일한 DNA서열을 가진 사람이 특정되었고 그가 바로 이춘재였던 것이다. ‘DNA법’이 없었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영구미제 사건이 되었을 것이며, 이춘재는 모범수로 풀려나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DNA법’의 기여는 물론, IT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바로 이 염기서열분석법을 완전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개인간의 염기서열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통상 수십억 개 이상의 엄청난 량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기록, 보관할 수 있는 분석기기 및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한데, 이는 고성능, 대용량컴퓨터의 출현이 없고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IT기술의 발전이 기여하는 무한한 확장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예로부터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