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컴퓨터의 진화
[IT 이야기] 컴퓨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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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지난 여러 칼럼에서 컴퓨터의 발전상에 대해 소개드린 바와 같이, 이제 컴퓨터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기가 아닌 인간의 삶과 완전히 연결된, 즉 우리 신체의 일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가 휘트니스센터나, 각종 생활체육 활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고, 강화하는 일상 운동을 통해 보다 건강한 몸을 만들어, 더 편안하고, 나은 삶을 즐기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인간의 기본적 욕구로 볼 수 있다. 수족과 같이 사용되는 컴퓨터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 발전시키는 인간의 끊임없는 시도 또한 분명히 이러한 욕구 중 하나일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수학자들이 세계 각 국에 산재돼 있는 약 50만대의 컴퓨터를 연결, 연산능력을 극대화하여 그 동안 풀지 못했던 수학계의 오랜 난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이 난제는 “어떤 정수를 3번 곱한(3승을 한) 수를 3개 더하거나 빼서 1~100을 만드는 문제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33과 42 두 수 중 42가 되는 3개 수의 조합을 찾는 것”이었으며 1950년대 영국의 수학자 루이스 모델(L.J.Mordell; 1888~1972)이 생각해 낸 것이었다.

예를 들면 13+13+13은 3이 된다. 2의 경우에는 23+23+23은 24가 되며. 마찬가지로 3의 경우에는 81이 되며, 4의 경우에는 43인 64를 모두 더하면 192가 되어 100을 초과하므로, 100이하가 되어야 하는 문제의 정의에 벗어나므로, 이 경우에는 43+43-53을 만들면(128-125=3) 13을 3차례 더한 것과 같은 3을 얻게 된다. 루이스는 모델을 제시할 당시에, 위 1의 3승과 4의 3승을 더한 후 5의 3승을 뺀 산식에서 같은 3을 얻는 것과 같이, 다른 어떤 수를 3승하여 더하거나 빼면 분명히 위의 3과 같이 100이하의 모든 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3승이란 엄청난 수를 계산하는 것이 당시에는 도저히 불가하였고, 현대에 와서도 이 엄청나게 크게 늘어나는 수를 그냥 제곱도 아니고, 그 제곱에 한 번 더 곱하는 3승을 한다는 것은 최근의 컴퓨터 성능으로도 연산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다. 즉 단독 컴퓨터로는 연산이 불가하므로, 따라서 컴퓨터 50만여대를 연결하여 병렬 연산을 실시, 그 동안 값을 찾지 못했던 42의 숫자를 찾은 것이다(이를 “채리티엔진연산”으로 표현함).

연산 결과 그 답은 42의 경우 8,538,738,812,075,974(A)와 8,435,758,145,817,515(B)와, 그리고 12,602,123,297,335,631(C)의 3개의 수로 확인되었다. A와 B의 수를 각각 3승하여 더한 수에 C를 3승한 수를 빼면 42의 수를 구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개별 숫자만 해도 엄청나게 큰데, 이들을 다시 3번 곱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연산작업이었다. 병렬 연결된 컴퓨터들은 이 숫자를 찾기 위하여, CPU성능을 공유하면서 모든 수를 찾아서 3승하고, 또 다른 수를 3승하여 더하고 빼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나오는 결과를 찾는 연산을 해 왔던 것이다.

최신 성능인 인텔 코어i7을 장착한 컴퓨터라도, 단독으로는 위 숫자 3개의 3승을 계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만 1년이 넘게 걸린다. 더구나 유사한 거대 수를 계속 곱하고 빼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비록 컴퓨터 연산이라 할지라도 엄청난 부하가 될 수밖에 없다. 50여만대의 컴퓨터를 연결한 병렬 연산을 시도한 것은 이와 같은 무량대수의 연산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반 컴퓨터로는 수 십만대가 병렬로 연결하여 겨우 처리한 이 같은 초 대용량의 연산을 슈퍼컴퓨터는 단 3주만에 해결하였다. 42와 더불어 마지막 남은 33의 숫자 계산을, 슈퍼컴퓨터 단독으로 3주만의 작업으로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물론 33을 찾는 것이 42를 찾는 것보다는 1/10정도의 연산을 통해서 산출할 수 있었으므로, 좀 더 쉬운 작업일 수도 있지만, 슈퍼컴퓨터 한 대가 일반컴퓨터 수 만대의 연산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성능이라는 게 이번 이벤트를 통하여서도 여실히 증명이 됐다. 그러나 이런 슈퍼컴의 엄청난 위력도 단숨에 구식으로 몰아내는, 초 고성능의 양자컴퓨터가 ‘구글’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매 초당 254(1.8x1014)의 어마어마한 연산을 통해, 슈퍼컴퓨터 수십 만대의 성능을 가지게 된다. 위 루이스모델과 같은 엄청난 연산이 단 몇 분 안에 처리될 수 있다는 말인데, 컴퓨터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두려움과 기대가 동시에 교차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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