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기나라 국가대표를 보호도 못 해주는 게”
[사설] “자기나라 국가대표를 보호도 못 해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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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원정 경기결과를 놓고 국민여론이 뜨겁다. 그 경기에서 대표팀이 0-0 무승부를 기록해 지역예선전 성적 2승1무로 승점 7을 확보해 수위를 달리고 있으나 북한(승점 7), 레바논(승점 6)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다음 달 레바논과의 원정경기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9승2무1패로 우위에 있지만 원정경기이고, 마지막 경기에서 지거나 비긴 적이 있어 2차 예선 통과를 섣불리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2차예선 3차전 결과를 놓고 온갖 이야기들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체육계 등에서 난무하고 있다. 스포츠 이야기가 자칫하면 정치권을 넘어 우리사회에 파장을 몰고 올 만큼 현재의 남북관계가 남북 축구를 통해 그 실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무관중, 무중계, 무취재 이른바 깜깜이 ‘3무’로 진행된 월드컵 지역 예선 평양 남북 축구 경기가 현지에서 기대를 갖고 관람한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말로 잘 드러난다. “역사적인 경기를 맞아 경기장이 가득차기를 기대했지만 관중이 한 명도 없어 실망했다”는 것인즉 세계축구팬들이 크게 실망한 한판의 경기였다.

경기 1주일 전부터 무관중, 무중계 경기가 될 것이라는 북한 측 예고가 나왔지만 통일부에서는 이를 간과했다. 북한 정부가 현지 여행사에게는 일주일 전 미리 그 내용을 알렸음에도 통일부에서는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응원단과 현장 중계에 대한 북한 측 답만 기다렸던 것이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축구장에 도착해서야 북한의 무관중 조치를 알았다는 것인데, 그 일을 보고받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자기들 나름대로 우리(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성의 조치로도 해석하는 의견들도 있다”는 말로 애써 모면하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북한과의 축구경기에서 나타난 여러 실황들은 ‘남북관계의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 국가대표팀 주장의 말처럼 무승부가 아니라 몸 상하지 않고 돌아온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것인즉, 여기저기서 “자기나라 국가대표를 보호도 못 해주는 게 무슨 나라냐?” 하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개선’을 큰 업적으로 홍보하지만 남북한 스포츠경기마저 중계되지 않는 냉엄한 현실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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