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vs “조국 퇴진”… 서초일대 마비시킨 집회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28일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 일대가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물결로 가득 메워졌다. 이들은 ‘조국수호’ ‘검찰개혁’ ‘정치검찰 파면’ ‘공수처 설치’를 연신 외치며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검찰개혁을 위해 세운 사람이 조국 장관이라고 강조하며 반드시 완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참가자들은 100만명이다. 실제로 서리풀 공원을 공중으로 잇는 누에다리 아래부터 서초역사거리까지는 집회에 참가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이 가득 찼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인파가 모인 탓인지 한동안 통신장애가 발생해 전화, 인터넷 등을 사용하지 못했다.

주최 측은 “조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교수를 피의자로 몰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짜 공동정범은 70년간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직권을 남용하는 검찰과 검찰이 흘린 정보를 받아쓰는 언론”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주 전 의원은 “검찰은 정경심 교수 사모펀드 의혹을 3주 반 동안 탈탈 털고도 구속영장 신청을 못 할 것 같으니 이제 윤규근 총경을 잡겠다며 경찰청을 치고 들어갔다”며 “사모펀드 3주 반 팠는데 왜 증거가 없는가?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턱 밑까지 칼을 겨누며 50일간 국가를 마비시킨 검찰은 쿠데타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2시 사전 집회로 시작해서 밤 9시가 넘도록 계속됐다. 당초 주최 측은 오후 8시에 집회를 마무리 짓고 서울중앙지검과 서초역 일대 1km를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들로 행진을 취소하고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오후 4시부터 집회에 참여 인파가 몰리면서 2호선 서초역은 지하철을 내리자마자 혼잡해 역을 빠져나오기까지 느림보 걸음으로 20분가량이 소요됐다. 오후 6시가 넘어가자 검찰개혁 집회로 빨리 갈 수 있는 7번 출구가 폐쇄됐다. 이를 알리기 위해 역 안에서 7번 출구가 아닌 다른 출구로 우회해서 올라가라는 검찰개혁 측 참가자의 안내에 보수 측 집회 참가자가 항의하면서 서로 밀치거나 욕설을 하는 등 한동안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지방검찰청 맞은편인 대검찰청 앞에선 검찰개혁 집회에 맞서는 자유연대 등 보수 측 시민단체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조 장관과 그의 가족들이 사모펀드 의혹과 입시 부정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을 주관하는 법무부 장관에 있는 것을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또한 검찰개혁 집회로 조 장관의 수사를 흔들려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개혁 집회 무대 앞쪽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무대 뒤쪽은 검찰개혁 측과 보수 측의 맞불집회로 마치 아수라장을 연상케 했다. 경찰을 사이에 두고 이들은 서로를 비난, 야유하는 등 욕설이 난무했다.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인 보수 측은 검찰개혁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스피커를 설치하고 “문재인 퇴진” “조국 구속” “빨갱이” 등을 외치며 비난을 쏟아냈다. 검찰개혁 측 참가자도 “조국 수호” “이번엔 지킨다” “자한당(자유한국당)을 수사하라” 등을 외치며 호루라기, 부부젤라, 나팔 등을 이용해 신경전을 벌였다. 또한 많은 인원을 이용해 파도타기를 하며 함성을 내뱉었다. 

황경구 애국순찰팀 팀장은 “문재인 정권과 조국의 추종 세력들이 기획된 집회를 하기 때문에 수사를 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발적으로 모이게 됐다”며 “지금 소신 있게 수사하고 있는 검찰을 정치적인 계산법에 의해 흔들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