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당정, 檢 피의사실 공표 방지 추진… “왜 하필 지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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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장관. ⓒ천지일보DB

‘수사내용 유포 검사 감찰 지시’ 등 공보준칙 개정 추진

조국 장관 부인 피의사실 알려졌던 것과 맞물려 부각돼

“사실상 부인 수사중이 검찰 압박 의도 아니냐” 비판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피의사실 공표’를 방지하는 법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의 혐의를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것인데 조 장관의 후보자 시절 부인의 피의사실이 알려졌던 사실과 맞물려 법무부가 조 장관 부인을 수사 중인 검찰을 사실상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정은 오는 18일 추석 연휴 이후 첫 회의를 추진하면서, 회의 논제로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개혁을 삼는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취임 2주차를 맞는 조 장관이 처음으로 참석해 구체적인 안건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 개정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취임 이후 ▲기소 전 피의자 소환 촬영 금지 ▲소환 일정 공개 금지 ▲국회의원·고위공직자 등 수사 대상 공인(公人) 실명 공개 금지 ▲수사내용 유포 검사에게 법무부 장관이 감찰 지시 등을 골자로 하는 규정에 대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보준칙’으로 불리던 검찰 대 언론 지침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이는 기존 관행의 대대적인 수정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은 국회 입법 없이 법무부 장관 권한으로 조항 개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검찰 개혁의 첫 걸음을 뗄 계획이다.

당정이 논의중인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언론에 공개할 수사 내용은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고 피의자가 동의서를 제출한 경우에만 검찰 소환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논란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다. ‘논두렁 시계 사건’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특정해 수사하는 폐단이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 전임자였던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관련한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전체회의에 출석해 “재임 중 대책 발표를 결심하고 준비 중이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처럼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정의 의지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과 관련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장관이 선뜻 대책 발표를 하지 못한 것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27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천지일보DB

박 전 장관은 예결위 회의에서 “(개선안 발표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 될 것 같아서 유보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위한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면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개정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의 ‘오비이락’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조 장관이 임명·취임이 강행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린다면 사실 이러한 조짐은 조 장관 부인에 대한 검찰 수사 초반부터 이미 나타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은 조 장관의 딸 특혜의혹에 대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관련 문건이 보도되자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거센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언론사가 사건관계인이나 그 변호인을 인터뷰하는 등 독자적으로 취재한 것이 명확하고, 그 취재 과정은 검찰과 무관하다”며 해명했으나, 여권의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국정농단’으로 언론에 이름을 오르내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에서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 등 ‘적폐 수사’ 때에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정은 이번 개정안 추진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장관 부인을 수사 중인 검찰을 사실상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통해 언론 보도가 제한될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수사에 대한 ‘외압’이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감시 역할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공청회 등을 통한 언론인·시민 등의 의견 수렴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59, 사법연수원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에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천지일보 2019.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천지일보 2019.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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