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트럼프 방한 앞두고 숨가쁜 외교일정

전문가 “트럼프, 깜짝 제안 없을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통해 대북주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DMZ 방문은 현재까지 공식 일정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만약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대북 관련 메시지를 밝힐 가능성은 높다.

전날인 27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DMZ 모처에서 북한을 향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26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은 부인하면서도 “다른 방식(in a different form)으로 그와 이야기할지 모른다”고 답변했다. 방한 기간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다른 방식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놓은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방식과 관련해 북미 정상 간 서신 교환이 방한 기간 또 이뤄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 것인지, 한국에서 김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막을 올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미·중·일·러 등 주요국들 정상이 집결하는 것을 계기로 교착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외교적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숨가쁜 외교일정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에게 개방하는 DMZ 평화의 길 걷는 문 대통령(고성=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DMZ 평화의 길을 개방하기 하루 전인 이날 방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뜻을 기렸다. DMZ 평화의 길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의 출입이 제한되는 등 상처가 서린 곳으로,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열린 공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국민에게 개방하는 DMZ 평화의 길 걷는 문 대통령(고성=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DMZ 평화의 길을 개방하기 하루 전인 이날 방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뜻을 기렸다. DMZ 평화의 길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의 출입이 제한되는 등 상처가 서린 곳으로,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열린 공간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로, 다시 시동을 켜는 북미 대화 국면에서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2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조성된 평화 분위기가 메시지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줄기차게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선 일정한 수위를 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최근 친서외교가 재가동되면서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답보상태에 있던 북미 간 대화가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등 북미 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준 국방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반적인 발언들이 나올 것 같다”며 “북측과의 조율 없이 깜짝 제안이라든지, 센세이션널한 뭔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 내 정치 행보에 맞춘 DMZ 방문이라면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찾는 날, 미국 CNN에서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의 경선 토론이 있다”면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들 후보들의 토론을 재미없는 뉴스로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이슈거리를 던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화를 심는 DMZ 모내기(파주=연합뉴스) 12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민간인통제선 안에서 열린 평화를 심는 DMZ 모내기에서 참석자들이 유색벼를 심으며 평화 메시지를 논에 남기고 있다.
평화를 심는 DMZ 모내기(파주=연합뉴스) 12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민간인통제선 안에서 열린 평화를 심는 DMZ 모내기에서 참석자들이 유색벼를 심으며 평화 메시지를 논에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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