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논란의 아이콘 ‘퀴어문화축제’ 시민들은 어떻게 봤을까
[현장in] 논란의 아이콘 ‘퀴어문화축제’ 시민들은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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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맞은편 대한문 광장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맞은편 대한문 광장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찬성 측 “조화로운 사회로 변화되길”
반대 측 “아이들 정서에 악영향끼쳐”
‘20살’ 맞은 성소수자들의 최대 행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늘 행사장에 온 사람들을 보니까 어린 아이들도 보이는데, 과연 이 아이들이 동성애에 대해 알고 온 건지 친구 따라 재미로 온 건지 의문이 들지요.”

‘동성애’ 반대 측의 반발로 행사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는 ‘퀴어문화축제’가 오늘(1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렸다. 퀴어축제는 해마다 열리는 국내 성소수자들의 최대 행사다. ‘퀴어(queer)’는 성소수자를 의미하는 영어단어로, 성소수자(sexual minority)에는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양성애자와 트랜스젠더, 간성, 젠더퀴어, 제3의 성, 기타 성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 등을 포함한다.

‘스무번째 도약 평등을 향한 도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시청광장에서 시작됐다. 이번 축제에는 성소수자가 아닌 일반 시민도 축제에 대거 참여했다.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국내 인권단체, 성소수자 동아리, 지역 커뮤니티 등 75개 단체가 다양한 부스를 마련했다. 또 구글코리아 기업과 정의당, 녹색당 등도 부스를 설치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본 행사에서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올해로 20회째인 퀴어축제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 성 소수자를 가시화하고 이들이 같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렸다”며 “앞으로는 가시화된 성 소수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안전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사회의 힘을 보여줬던 상징적 장소인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는 성소수자와 함께 살아가는 시민의 변화를 요구하고 변화가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2000년 50여명 규모로 시작한 이래 해마다 규모가 커진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이번 대회에 주최 측 추산 7만명을 넘는 인파가 함께했다.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을 시작으로 을지로 입구, 종각, 종로2가, 명동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퍼레이드를 즐기던 김주아(가명, 21)씨는 중학생 때 자신이 성소수자인 것을 알게 됐다며 “부모님이나 주변 친구들에게는 아직 ‘아웃팅’을 하지 못했다. 억누르고 있던 내 감정을 이번 축제로 표출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안전피스 밖에서 피켓을 들고 퀴어축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안전피스 밖에서 피켓을 들고 퀴어축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반면 서울시청광장 맞은편 대한문광장과 행사장 주변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와 한국 개신교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극렬한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안전펜스를 사이에 두고 이들은 스피커 볼륨을 점점 더 키우며 맞불집회를 이어갔다.

개신교인들은 손 피켓을 들고 “동성애는 하나님이 죄악시한 것”이라며 퀴어축제 반대는 물론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에도 반발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국민대회’와 기독자유당, 구국목회자연합(일목연) 등은 “퀴어축제가 겉으론 성소수자들의 인권증진을 이야기하나 퀴어 퍼레이드의 일부 참가자들이 과도한 성적 취향을 드러내 청소년의 가치관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성적 일탈 행위, 동성애를 부추긴다며 거센 비난을 가했다.

이주훈 대회장은 “동성애는 후천적이며 환경과 학습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결과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면서 “매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의 90% 이상이 남성이고 특히 10~30대 젊은 세대의 신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올해로 20회를 맞았지만, 보수 개신교인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동성애 등 성소수자를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축제를 바라보던 김찬영(23)씨는 “자기들끼리 즐기다 에이즈라는 병이 걸린 건데, 한 달에 육백만원씩이나 되는 치료비를 왜 우리가 낸 세금으로 해야 하냐”고 반문하며 퀴어축제 반대를 강조했다.

인상을 찌푸리며 서울광장을 지나가던 김영희(가명, 34)씨는 “어린아이들도 보이는데 과연 동성애에 대해 알고 온 건지 친구 따라 재미로 온 건지 의문이 든다”며 “어린아이들이 이 축제로 인해 혹여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을 것 같아 걱정된다. 이런(성소수자들의) 축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에도 경찰과 철제 안전펜스로 인해 큰 물리적인 충돌 없이 행사는 진행됐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르기 전까진 매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 2월 공개한 ‘2018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동성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49.0%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절반은 부정적 인식을 품고 있다.

최근 아시아 최초로 대만이 동성 간의 결혼을 허용했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 등 40여개 국가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보장하면서 국내에서도 인권보호 차원에서 성적 소수자 인권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최대 축제인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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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섭 2019-06-01 22:08:05
성소수자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데 말이죠. 그들도 권리는 갖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