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 보 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 보 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대회서 또 막말

“한기총, 국가 지키기 위해 세워졌다… 전국 개신교인들 광장 나오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교계 연합기구 중 하나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의 수장이 또 다시 정치 집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며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에 참석해 문 대통령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이 외에도 그는 “대한민국 너가 만들었냐?” “어디 입 달렸다고 너 맘대로 질러” 등 문 대통령을 향한 거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환호했다.

오후 1시, 4대강 보 해체를 저지하기 위해 열린 범국민대회는 흡사 ‘태극기 집회’를 방불케 했다. 3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들 속 태극기와 성조기가 흔들렸고, 일부 정치 세력을 옹호하는 플랜카드가 곳곳에 보였다.

이 행사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한국당 정진석 4대강보해체반대특위 위원장, 한국당 김무성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언주 의원 등 보수 야당 의원 다수도 참석했다. 본 행사가 시작되고 “나라를 구할 지도자”라는 전 목사를 치켜세우는 듯한 사회자의 소개 멘트 아래 전 목사가 등장했다.

범국민연합 공동위원장이기도 한 전 목사는 이번 행사에서도 어김없이 극우적 성격의 주장을 쏟아냈다.

그는 “문 대통령을 보면서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대한민국이 주는 옷을 입고 교육을 받는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나’ 깊이 고민하던 중 제가 답을 찾았다”며 문 대통령이 신영복 전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를 존경한다고 말하는 한 영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규정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은 신영복을 제일 존경한다고 했다. 신영복 선생이란 사람은 누구냐 이 사람은 간첩”이라며 “간첩을 존경하다니, 대통령으로서 할말인가, 그러면 간첩을 존경한다는 것은 본인도 간첩이라는 뜻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맞다” “간첩이다” 소리치며 이에 호응했다.

또 전 목사는 “왜 멀쩡한 보를 해체를 하냐”며 “밤낮으로 기도하면서 도대체 저 인간이 무슨 생각일까 생각해봤다. 그랬더니 한국을 망가트려서 북한과 수준을 맞추려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발전시켜도 될까 말까 인데, 북한하고 수준을 맞추겠다고? 안돼, 절대 안돼”라며 “이를 저지하는 일에 우리 한기총이 적극적으로 돕겠다. 오늘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소수의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 본 게임을 하면 1200만 한기총 성도가 서울역으로 다 뛰어나오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대한민국 개신교인들을 향해 “한기총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세워졌다”고 강조하며 “개신교인이란 이름을 붙인 사람, 손에 성경책을 든 사람은 모두 이 광장으로 뛰어나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이스라엘 민족 이상으로 뛰어난 개인 자질이 있긴 한데 한가지 약점이 있다”면서 “나라가 망할 때까지는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목사는 “1910년도에 한일 강제병합으로 일본으로 국가가 넘어갔는데 그 사실을 5년 후에 알았다. 이게 우리 백성들의 약점”이라며 “나라 망한 뒤에 3.1운동 등 독립운동한다 난리였다. 이번 한번만큼은 나라가 망하기 전에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4대강 보 해체 결사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이 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4대강 보 해체 저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4대강 보 해체 결사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

전 목사는 교계 연합기관의 대표라는 정체성보다 극우 성향을 보이며 정치적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1절 100주년 관련해서는 아예 이름부터 ‘문재인 탄핵 3.1절 국민대회’를 열고 “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 미쳤다.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 등의 막말을 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대통령을 탄핵을 외치며 특정 정당과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는 그의 행보에 급기야 해체를 촉구하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 사회선교센터 평화나무는 지난 3월 26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립 목적과 목적사업에서 크게 이탈한 한기총은 한국교회의 망신살”이라며 “노골적인 정치개입을 하는 한기총은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표회장 전 목사에 대해서는 “한국교회 및 국가적 혼란 야기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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