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북 강경·온건파 동시 면담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이를 추동하기 위해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하고 미국이 부분적 제재해제를 핵심으로 한 보상을 하는 이른바 ‘조기 수확(early harvest)’ 방안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미국 정부 내에서 협상파와 매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이 이들을 동시에 만나는 것은 미 정부 차원에서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를 한 목소리로 뒷받침해달라는 의중으로 분석된다.

외교 의전상 정상회담 직전에 상대국 각료와 참모를 먼저 면담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이 한때 취소됐던 지난해 5월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도 이들 두 사람을 먼저 만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 제재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해왔으나, 전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도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할 수도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에서 그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떤 제재도 해제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그 부분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답했다.

면담에는 우리 측에서는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김현종 2차장·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미측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국가안보회의(NSC)의 앨리슨 후커 한반도 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각각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의 대화를 마친 뒤 같은 장소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접견한다. 펜스 부통령도 볼턴 보좌관처럼 대북 강경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이후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부부를 동반한 단독회담을 진행하고, 이어 소규모 회담,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잇따라 열고 최대 쟁점인 ‘단계적 보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한국 정상 중 대통령 부부가 오벌오피스에 초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사진 촬영만 하고 별도 오찬을 위해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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