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 

내홍 깊어지는 바른미래당

바른정당계 압박 수위 높여

“총사퇴 OR 재신임 수용하라”

‘치킨게임’ 끝 분당 가능성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 일각의 퇴진 압박에 내몰린 손학규 대표는 휴가도 취소한 채 최고위원회 정상화에 나섰으나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보이콧과 김관영 원내대표 등의 해외 출장 문제가 겹치면서 제대로 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초 12일 최고위원회의를 건너뛰고 휴가를 보내려고 했던 손 대표는 최고위를 예정대로 소집하기로 했다. 한미정상회담과 북한 최고인민회의 등 중요 현안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4.3보선 참패 이후 계속돼온 당내 갈등 상황이 길어져선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1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월례회에서 “양대 거대세력의 원심력이 이미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당을 해체하자는 건 어림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당내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힌 것이다.

손 대표는 “분파 작용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분파 작용을 이제 씻어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굳건히 위치를 지키고 더욱 더 혁신하고 정비해서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4.3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당무를 거부한 채 지도부 총사퇴 혹은 지도부 재신임 전당대회 수용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손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도 모두 불참했다.

이들은 지금의 손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주말까지 손 대표가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가 결단할 수밖에 없다”며 “손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를 수용하든지 아니면 지도부 재신임투표를 수용하든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손 대표는 탈당하려는 사람들이 당을 흔든다는 음해를 해놓고 제대로 된 사과도 안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손 대표는 보궐선거 하나 때문에 물러가라는 건 과하지 않느냐고 한다”며 “현재 당내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보궐선거 하나 때문만이 아니다. 이 지도부로서는 내년 총선 출마자들의 정치생명을 담보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냉철한 현실인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일각의 퇴진 요구를 일축한 손 대표에게 일종의 ‘최후통첩’을 던진 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손 대표 역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사이에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극심한 내홍 끝에 갈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간판으로 내년 총선에서의 생존을 확신할 수 없다는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당을 뛰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당으로의 복당 시나리오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소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어디서도 자유한국당에 복당하겠다는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지금과 같은 갈등의 내용들을 한쪽에서는 ‘자유한국당으로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인 선택이 아니냐’고 자꾸 그것으로 몰아가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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