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서 열린 미사 중 참가 군중을 축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서 열린 미사 중 참가 군중을 축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교황, 모로코 수도 라바트 성당 방문

“교회, 개종 아닌 끌림 통해 성장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모로코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31일(현지시간)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나 가톨릭과 이슬람의 공존을 강조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모로코 수도 라바트의 한 성당을 찾아 이같이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기독교인들이 이 나라에서 소수이지만 내 생각에 이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것이 가끔 여러분 중 일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개종이 아니라 끌림을 통해 성장한다”며 “세례받은 사람, 성직자로서 임무는 우리가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가톨릭 신자들이 극단주의와 분열로 찢긴 세계에서 종교 간 대화의 한 부분이 될 것을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가톨릭 지도자들이 모로코 내 이슬람 신자들의 개종을 추구하기보다 다른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니파 이슬람국가인 모로코를 보면 전체 인구 3600만명 중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다. 이 중 가톨릭 신자는 약 2만 3000명에 불과하다. 현재 모로코 당국은 국민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교황은 모로코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라바트의 한 체육관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에는 가톨릭 신자 약 1만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로코에 거주하는 약 60개국 국적의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미사에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각각 다른 도덕, 사회, 윤리, 종교의 기준에 따라 우리 자신을 분류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지난달에는 이슬람 발상지인 아라비아반도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방문해 미사를 집전했다. 모로코를 방문하기는 198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4년 만이다. 교황이 이틀간 모로코에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 가운데, 교황의 연이은 아랍권 국가 방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예루살렘을 둘러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 난민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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