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제2 벤처붐 확산 전략’ 성공은 규제개혁이 우선이다
[IT 칼럼] ‘제2 벤처붐 확산 전략’ 성공은 규제개혁이 우선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정부는 벤처·창업기업의 성공 없이는 선진국 도약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제2 벤처붐’ 확산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갖고 벤처·창업을 혁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벤처의 창업에서 회수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성장단계를 강화하고 스타트업에 친화적인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2 벤처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서 “창업 국가를 넘어 벤처가 성장하고 도약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라는 벤처 순환주기를 아우르는 정책과제를 마련했다. 2022년까지 향후 4년간 12조원 규모의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케일업(Scale-Up) 전용펀드를 조성하고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 20개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 배달의 민족, 토스 등 6개사다. 또한 2022년까지 신규 벤처투자를 연 5조원(지난해 3조 4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해 투자비 대비 M&A 회수 비중을 2022년까지 10%(지난해 2.5%)로 높이기로 했다. M&A 촉진을 위해 2021년까지 1조원의 M&A 전용 펀드를 신설한다. 벤처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도록 스톡옵션 행사 때 비과세 혜택도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확대한다. 올 들어 도입한 규제샌드박스 사업을 100개 이상으로 늘리고, 벤처기업 혁신 인재도 대거 양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산업 규제는 벤처기업의 역동성과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이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 나오기 위해 넘어야 할 규제가 실타래처럼 얽혀있고 이익단체의 발목잡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규제 때문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의 사업화가 어렵다. 우리의 핀테크 산업에서 중국에 뒤지는 이유는 기술력이 아니라 곳곳에 도사린 규제 때문이다. 신기술로 무장한 벤처의 출현과 혁신성장 가능성한 사업들이 규제와 이익단체의 반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최근 카풀서비스에서 보듯이 공유경제가 어렵고 원격의료 등 의료규제로 37만개의 일자리가 생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 부처가 부처별 규제 존치 필요성을 스스로 점검해 5월께 불필요한 규제에 대한 폐지·완화 방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최근 청와대는 ‘규제 정부입증책임제도’를 도입하고 전 부처가 기존 규제의 존치 가능성을 점검해 5월까지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각 부처가 중요한 과제별로 2~3개 분야를 정해서 기존 규제들의 존치 필요성을 점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과 함께 ‘규제 정부입증책임제’ 도입으로 경제에 활력을 가하고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가 침체된 우리경제에 벤처붐을 일으켜 다시 경제의 활력을 불어 넣고 성장도 하고 일자리를 늘리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제1 벤처붐’은 1997년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김대중 정부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과감히 벤처를 지원해 우리나라를 ‘IT 강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당시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잘 분석해 거울로 삼아 ‘제2 벤처붐’을 일으킨다면 우리경제를 재도약시키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2의 벤처붐’의 성공조건은 규제 개혁이다.

정부는 벤처붐 조성에 앞서 규제부터 먼저 철폐해야 한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나 ‘규제 정부입증책임제’로는 한계가 있다. 차제에 현행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또한 신기술 도입에 따른 이해갈등을 조율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