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이 11일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현직을 통틀어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도 함께 기소될 전망이다. 이로써 8개월간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 ⓒ천지일보 2019.2.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검찰이 11일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현직을 통틀어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도 함께 기소될 전망이다. 이로써 8개월간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 ⓒ천지일보 2019.2.11 

민주당, ‘제식구 감싸기’ 판결 경고

한국당 “김경수 판결에 대한 보복”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검찰이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전·현직 판사를 무더기 기소한 것에 대해 정치권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검찰에 기소된 판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자유한국당은 이번 기소가 사법부에 대한 협박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 기소로 공을 넘겨 받은 법원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판결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기헌 간사, 김종민·표창원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이제라도 상황을 엄정히 수습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 국민이 사법농단 재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 판결을 할 경우, 사법부의 신뢰는 땅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 분명하다”며 “사법부는 ‘결자해지’를 통해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지키고 신뢰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기소 내용 등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 언사가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법원은 철저히 조사하고 그 비위 사실에 따라 신속하고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기소 명단에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실형을 선고한 성창호 부장판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문재인 정권의 김경수 판결에 대한 보복이며 사법부에 대한 협박행위”라고 규정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지금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에는 판사까지도 잡아 가두겠다는 광기를 드러내고 있다”며 “3권분립과 사법부의 독립, 법치주의는 정권이 쥐고 흔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법부가 이지경이 되도록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며 동조와 방관을 해 온 김명수 대법원장이야말로 탄핵의 제1순위라는 사실을 자유한국당은 분명히 밝혀둔다”며 “문재인 정권의 3권분립 파괴와 사법부 장악 시도를 모든 당력을 모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여러 사법농단 행위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법관 10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