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월대보름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한 아이가 부럼깨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월대보름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한 아이가 부럼깨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달집태우기’ ‘부럼깨기’ 등 다양한 행사

가족단위·외국인 관광객 발걸음 이어져

결혼 앞둔 한국·독일 커플도 행사 즐겨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오늘 정월 대보름 행사 때 ‘이번 3학년 담임선생님은 무서운 선생님이 안 걸리게 해달라’고 보름달 보고 소원 빌 거에요. 이번 행사를 통해 정월대보름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어요.”

음력으로 정월대보름인 19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 세시맞이 정월대보름’ 행사장 소원쪽지를 쓰는 곳 앞에서 한껏 들떠 있는 표정을 짓던 표은서(10)양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눈이 계속 내려 행사 진행에 우려가 있었지만, 시작 전 다행히 눈이 그쳐 안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들뜬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행사장 들어가는 입구에는 한복 간판대가 있어 여러 사람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다. 행사장 중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때 쓸 달집이 커다랗게 놓여 있었다.

달집태우기란 정월대보름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으로 불꽃이 기울어지는 방향에 따라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달집 앞에는 소원 쪽지를 적어 걸 수 있는 새끼줄이 보였다. 사람들은 새끼줄에 자신들의 염원을 담은 소원 쪽지를 걸었다.

가족단위로 온 관광객들은 달집 앞 쪽지 쓰는 곳에서 함께 소원을 썼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소원을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소원을 다 쓴 후 아이들은 이뤄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쪽지 모양으로 접어 새끼줄에 걸어 놓고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월대보름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시민들이 소원지를 새끼줄에 달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월대보름인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시민들이 소원지를 새끼줄에 달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관람객들을 위한 ‘부럼깨기 및 귀밝이술’ ‘오곡밥 복쌈’ ‘명길이 국수’ 등 여러 체험부와 먹거리 부스에선 행사 시작 전부터 밝은 분위기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다. 행사장 입구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행사장에는 내국인 관람객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중국 관광객들은 ‘셀카봉’을 들고 단체사진 찍었고, 또 다른 외국인들은 두 세 사람씩 짝을 지어 행사장 내 있는 한옥을 구경했다.

독일 남성과 다정하게 서있던 결혼 예정인 커플은 한복 가판대 앞에서 서로 한복을 맞춰 입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4월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양윤아(32, 여, 서울 강동구 길동)씨는 “예비 남편에게 정월대보름 행사 소개시켜 줄려고 이곳에 데려왔다”고 연신 웃음을 보이며 얘기했다.

예비 신부 옆에서 짙은 녹색 두루마기를 입고 한껏 기대된 표정을 짓고 있던 샘 빈텐(31, 남, 독일)씨는 “오늘행사에서 달집태우기, 전통춤 공연, 커플 사진 찍기가 가장 기대된다”며 “보름달을 보며 경제적 풍요로움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소원을 빌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는 ▲부럼 깨기 ▲귀밝이술 시음 ▲소원지 쓰기 ▲북청사자놀음 ▲예술불꽃 화랑의 불꽃극 ▲정월고사와 길놀이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