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원고는 그동안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 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졸업식을 2016년부터 연기해왔으나 ‘올해는 졸업식을 해달라’는 유족의 의견에 따라 행사를 마련했다. ⓒ천지일보 2019.2.12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원고는 그동안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 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졸업식을 2016년부터 연기해왔으나 ‘올해는 졸업식을 해달라’는 유족의 의견에 따라 행사를 마련했다. ⓒ천지일보 2019.2.12

유가족, 앨범 끌어안고 눈물

“희생 기억하고 잊지 말자”

“후세대들에겐 밝은 세상을”

[천지일보=김빛이나, 김정자 기자] “더 이상 아픔도, 고통도 없는 곳에서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지금 선배님들을 만날 수 없지만 (선배님들이) 항상 저희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선배님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열렸다. 강단 앞 의자에는 희생 학생들의 졸업장과 앨범, 학생증, 꽃다발이 놓였다.

차분히 졸업식장을 둘러보던 유가족들은 학생의 자리를 찾아 앨범과 꽃다발을 집어들며 눈물을 흘렸다. 한 유가족은 앨범을 꼭 끌어안고 한참이나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학생증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도 보였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이 희생 학생의 학생증과 꽃을 끌어안고 울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2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열린 가운데 유가족이 희생 학생의 졸업앨범을 끌어안고 울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2

식이 시작되고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호명되자, 유가족들은 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충혈된 눈으로 식을 지켜보는 유가족도 보였다. 한 유가족은 흐느껴 울다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단원고 2학년 7반 고(故) 전찬호군의 아버지이자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전명선씨는 회고사를 하면서 “졸업식을 받아들이기엔 아직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더더욱 간절하게 우리의 아들딸들이 보고 싶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생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사랑하는 아들딸들 없이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살아있었다면,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대학졸업반이 됐을 우리의 아들딸들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별이 된 우리의 아들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잊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이 희생 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단원고는 그동안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 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졸업식을 2016년부터 연기해왔으나 ‘올해는 졸업식을 해달라’는 유족의 의견에 따라 행사를 마련했다. ⓒ천지일보 2019.2.12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열린 가운데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2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7반 고 이강명군의 아버지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아들의 졸업식에 아버지가 대신 참석해 교가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진상규명도 아직까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며 “참으로 씁쓸하고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8반 고 안주현군의 모친 김정해(49)씨는 “빈자리에 꽃다발이 놓여있는데 보고 울컥했고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 아픔이 끝까지 잊혀지지 않고 후대에 자라나는 세대들은 밝은 세상에서 자랄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이 다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가족들이 앉은 의자 주위에는 선배들의 졸업식에 참석한 후배 학생들이 있었다. 선배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될 거라고 다짐하고 왔다는 윤재현(단원고2)군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던 상황인데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하늘에 있는 선배들이 이제라도 편안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원고는 그동안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 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졸업식을 2016년부터 연기해왔으나 ‘올해는 졸업식을 해달라’는 유족의 의견에 따라 행사를 마련했다. ⓒ천지일보 2019.2.12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미수습 2명 포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11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본관 4층 단원관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식전 단원관 모습. ⓒ천지일보 2019.2.12

이용훈(단원고2)군은 “빨리 구조하지 못한 것도 안타깝고, 수습이 늦어져 이제야 졸업식을 열게 된 것도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졸업식에는 유가족과 학생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참석해 아픔을 나눴다. 진도 팽목항 근처에 살고 있다는 김상진(62, 남)씨는 “설에도 팽목항을 찾아 아이들을 추모하고 아픔을 느꼈다”며 “오늘 이 자리도 동일한 마음으로 왔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이들이 아픔 없이, 고통 없이 평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단원고는 그간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명예 졸업식을 미뤄달라’는 유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졸업식을 지난 2016년부터 연기해왔다가 ‘올해는 졸업식을 해달라’는 유족의 의견에 따라 이번 졸업식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 탑승자 304명이 희생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대다수 학생의 시신은 발견됐으나, 2학년 6반 남현철군과 박영인군, 교사 양승진씨 등 단원고 학생과 교사 3명의 시신은 끝내 수습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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