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음주운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2심 “면허취소는 지나쳐”
대법원 “엄격한 단속 필요”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음주 후 잠을 자다가 아픈 아내의 약을 사기 위해서라도 음주운전을 하면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1·2심(하급심)에서는 면허취소는 지나치다고 봤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판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직 공무원 유모씨가 강원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취지로 서울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2016년 1월 밤 10시까지 술을 마시고 귀가해 잠을 자다가, 아내가 복통을 호소하자 다음 날 새벽 3시께 약을 구입하기 위해 집 앞 20m 구간을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유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으로 도로교통법에 따라 1종 대형운전면허와 보통운전면허를 모두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교육지원청에서 운전직으로 일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직권면직 처분까지 받자 소송까지 제기했다.

1심은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로 보인다”면서 “운전면허 취소로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운전면허 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1심은 ▲술을 마신 후 5시간 후 운전 ▲운전한 거리가 짧음 ▲부득이하게 차량 운전 등을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2심도 1심과 같이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빈번하고 결과가 참혹한 경우가 많아 대다수 선량한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엄격하게 단속할 필요가 절실하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가 더욱 중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씨는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처분 개별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킬 뻔해 상대방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취소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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