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태안화력에서 사고를 당해 숨진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 포스터. (출처: 전국공공운수노조)
지난 11일 태안화력에서 사고를 당해 숨진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 문화제 포스터. (출처: 전국공공운수노조)

15일 오후 7시 광화문 촛불집회… 이후 전국서 촛불 타오를 전망

시민단체 “사건 조사 엉터리”… 김씨 어머니 “다신 다치는 사람 없길”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부발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김용균씨를 추모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충남 태안 버스터미널, 수원역 광장, 청주, 울산, 인천 등 전국에서 촛불집회가 며칠 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2차 촛불문화제가 이어진다. 19일엔 ‘청년노동자단체 청년전태일’이 주관하는 ‘청년 추모의 날’ 3차 촛불추모제가 개최된다. 21일엔 비정규직 촛불행진과 촛불추모제가 예정돼 있다.

충북 청주는 오는 17일과 18일 성안길에서 촛불집회를 갖는다. 울산에선 19일 오후 5시 롯데호텔 앞 사거리에서 열린다. 인천에선 20일 오후 6시 30분 부평역광장에서 열릴 전망이다. 김씨 빈소가 차려진 충남 태안에선 매일 촛불이 타오를 계획이다.

지난 14일엔 전북 전주에서도 김씨를 추모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1일 새벽 서부발전 태안 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던 중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김씨는 이곳에서 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등 70개 단체가 연합한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전날인 14일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엉터리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발전기술 안전사고 보고서엔 사망사고 발생 원인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가 왜 구동 모터 안으로 들어갔는지, 왜 신체 인부가 말려 들어갔는지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서부발전은 한국발전기술에 낙탄 제거 업무 등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론 다르다”면서 “서부발전에서 승인한 한국발전기술 작업지침서 등을 보면 유지관리 업무뿐 아니라 김씨가 한 낙탄 제거 업무가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부발전이 사고 이후 작업 중지가 내려졌는데도 작업자들에게 일부 작업을 재개할 것을 지시했다”며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라는 등 협박까지 일삼으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고 시간 역시 문제 삼았다. 서부발전이 신고한 시간은 오전 3시 50분이라고 했지만, 경찰에 확인하니 오전 4시 25분이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실수였다”고 밝혔지만 이들은 석연치 않은 지점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1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애가 이렇게 열악하고 무서운 데를 일한다고 생각을 못 했다. 알았다면 정말 어느 부모라도 보낼 수가 없는 곳이었다”며 “이런 살인 병기에 다른 사람이 또다시 다치지 않게 하는 게 저한테는 사과이고,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서부발전에선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비슷한 사고로 1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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