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나이가 들어가며 전화번호나 친구들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고, 평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는 일이 생겨나기도 한다. 때로는 머릿속이 멍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젊은 시절보다 뇌의 활력이 떨어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지만, 뇌에 이상이 생기면 연명은 가능하지만 정상적인 일상생활은 영위하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 체력(體力)에 대비해 뇌력(腦力)이라는 말이 대두되며, 뇌가 건강의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 뇌의 무게는 체중의 2% 정도이지만, 뇌 활동에 사용되는 에너지양은 일상 에너지의 20% 정도로 우리 몸의 전체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양과 비슷하다. 규칙적인 운동이 근육을 튼실하게 해주는 것처럼 시냅스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뇌의 신경세포도 계속적인 자극을 통해 활성화시켜주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우리 몸을 이루는 기관 중 가장 중요하면서도 신비로운 기관인 뇌의 세포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40세 이후부터 노화로 줄어들기 시작해 10년에 5%씩 감소된다. 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뇌 연구자들이 제안하고 있는 뇌 건강에 대한 상식을 ‘뇌 건강 7계명’으로 정리해본다.   

제1계명은 균형 잡힌 식습관 길들이기이다. 뇌 건강을 위해서는 과식에 유념하며 자신에게 맞는 균형 잡힌 식단이 우선돼야 한다. 신선한 야채나 생선을 많이 섭취하고, 지방이나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량은 줄여나가는 식습관도 길들여야 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뇌혈관이 굳어지고 좁아져 뇌 신경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제2계명은 규칙적인 운동 실천이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 유지에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를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산소섭취량을 증가시켜주는 유산소 운동은 뇌의 혈액 흐름과  기능을 활성화시켜준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며, 신선한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뇌 건강을 증진시켜보자. 

제3계명은 스트레스 관리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열’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는 스트레스로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격이 급하고 버럭 화를 자주 내는 사람들이 뇌 중풍에 잘 걸리는 것도 바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뇌의 활동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적절한 자극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뇌의 활성화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즐겁게 하면 기억력이나 일의 해결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제4계명은 매사에 호기심 가지기이다. 주변이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호기심을 가지면 뇌에서 기쁨이나 즐거움 유발에 관여하는 ‘도파민’이 많이 생성돼 뇌 신경세포들을 활성화시켜 뇌의 활력 향상에 크게 도움을 준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들을 떠올리며, 뇌 세포에 신선한 자극을 선물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제5계명은 친구나 친지들과 대화 나누기이다.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은 뇌 기능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을 활성화시켜준다. 나이가 들어가며 대화가 부족해지면 치매 현상이 나타나기 쉬운 것도 그 때문이다. 컴퓨터나 핸드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하며 뇌 건강을 증진시키는 시간을 늘려보자.  

제6계명은 책 읽기이다. 독서는 뇌의 여러 부위를 자극해 뇌 건강의 원동력을 제공해 준다. 소리를 내서 책을 읽으면 혀와 귀가 함께 기능해 뇌의 여러 가지 기능 활성화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제7계명은 금연(禁煙)이나 금주(禁煙)의 실천이다. 담배 연기에 함유된 니코틴은 뇌 세포를 마비시키는 작용을 한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뇌의 비교에서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양이 많을수록 언어 능력, 정보 전달력 및 기억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술의 경우 적당량 마실 경우 알코올 성분의 자극으로 뇌의 활력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과음은 뇌 세포에 손상을 주어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뇌 건강을 위한 ‘금연’과 ‘금주’의 실천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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