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일상에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 날짜를 주중(월·화·수·목·금)과 주말(토·일)로 구분하는 일주일에서 요일과 연관시켜 정하는 경우가 많다. 짝수 달 두 번째 월요일에 대학 선후배 몇 명이 함께 자리하는 ‘이월회’가 있고, 중학교 동기들이 매달 목요일에 만나는 ‘용목회’ 모임이 있다. 그리고 고등학교 동기들이 어울리는 모임으로 세 번째 목요일에 만나는 ‘삼목회’와 세 번째 금요일에 만나는 ‘삼금회’도 있다. 

짝수 달 두 번째 화요일 대학 학과 동기들이 만나는 ‘짝이화’ 모임도 있는데, 어느 날 모임을 마치고 2차로 어울린 자리에서 한 친구가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가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은 너무 뜸한 것이 아니냐!’라고 제안을 해서 홀수 달 두 번째 화요일에 만나는 ‘홀이화’ 모임을 만들어 5~6명이 정기적으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떠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요일의 명칭은 어떻게 유래된 것일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요일의 영어 명칭은 고대 신화와 태양계 별들의 이름과 연계돼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유래된 요일의 명칭은 게르만족에 의해 이름이 일부 바뀌고, 앵글로색슨족에 의해 현재의 영어 명칭이 정해졌다. 

요일의 한자 명칭은 동양사상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음양오행(陰陽五行)과도 연계돼 있다. 일(日)요일과 월(月)요일의 명칭은 양(陽)과 음(陰)을 상징하는 태양과 달을 상징하고 있으며,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는 오행(五行)의 명칭으로 각각 화성(火星), 수성(水星), 목성(木星), 금성(金星), 토성(土星)을 지칭한다. 

기원전 7세기경 메소포타미아 지역 사람들은 7일 제도를 시행해 매월 7일, 14일, 21일, 28일을 쉬는 날로 지내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요일의 영어 명칭은 고대 로마제국의 콘스탄틴(Constantinus) 황제에 의해 정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로마의 시이저(Gaius Julius Caesar)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을 보완해 7일이 기본이 되는 주(週) 제도를 도입해 태양신의 날(Sunday)을 첫째 날로 정해 휴일로 선포했고, 기독교의 주 7일 제도와 로마의 일곱 행성 신들의 이름과 연계해 요일의 명칭을 정했다고 한다.  

일(日)요일, ‘Sunday’는 해에게 바쳐진 날을 의미하는 ‘Day of the sun’에서 유래했다. 태양은 고대 로마시대에 숭배 대상인 태양신을 의미하는 ‘Sol’로 불렸고, 로마인들은 태양의 날인 Sunday를 일주일의 시작으로 여겼다고 한다. 태양(日)은 음양오행에서 양(陽)을 상징한다.  

월(月)요일, ‘Monday’는 달에게 바쳐진 날을 나타내는 ‘Day of the moon’에서 유래됐다. 초기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달의 신 셀레나는 Luna로 불렸으나, 게르만족들이 자신들의 말인 Mane로 바꿔 불렀고, 앵글로색슨족의 Monandaege로부터 Monday라는 명칭이 유래됐다. 달(月)은 음양오행에서 음(陰)을 상징한다.  

화(火)요일, ‘Tuesday’는 북유럽 전설에서 ‘전쟁과 승리의 신’을 나타내는 ‘Tyr’에서 유래해 앵글로색슨족의 영어로 ‘Tiw’로 표기하는 ‘Tiwesdaege’로부터 유래됐다. 로마 신화에서 ‘전쟁의 신’은 화성을 의미하는 Mars이며, 화(火)의 한자 명칭은 오행의 화성(火星)과 연계돼 있다. 

수(水)요일, ‘Wednesday’는 수성(Mercury)의 날로 게르만족이 자신들의 신화에 나오는 ‘폭풍의 신’의 명칭을 딴 ‘Day of Wodin’에서 Wodin이 변형돼 Wednesday가 된 것이다. 오행에서 수(水)는 수성(水星)을 상징하는 말이다.  

목(木)요일, ‘Thursday’는 ‘천둥의 신’을 의미하는 ‘Thor’에서 유래했다. 로마신화에서 벼락을 간직한 신은 목성을 나타내는 주피터(Jupiter)이다. 게르만족이 주피터를 게르만 신화의 ‘천둥의 신’인 Thor라고 부르며, ‘Day of Thor’로부터 Thursday가 유래했다. 목(木)의 한자 명칭은 오행의 목성(木星)에서 유래한 것이다.  

금(金)요일, ‘Friday’는 북유럽 전설에서 ‘사랑의 신’인 ‘Friya’에서 유래했다. 로마 신화에서 아름다움과 사랑의 신은 금성인 비너스(Venus)로 불렸으나 게르만족이 비너스를 게르만 신화의 사랑의 신인 ‘Friya’로 이름을 바꿔 부르며, Friday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금(金)요일은 오행에서 금성(金星)과 연계돼 있다. 

토(土)요일, ‘Saturday’는 로마신화에서 ‘농업의 신’인 토성(Saturn)을 나타내는  ‘Day of Saturn’에서 유래했다. Saturn은 게르만족이 섬기는 농업의 신이기도 했기 때문에 명칭의 변형 없이 그대로 Saturday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한자 명칭 토(土)는 오행에서 토성(土星)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요일의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갑오경장 이후인 1895년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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