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는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8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하는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8 

예결위서 비경제부처 내년도 예산심사
이은재 “국민 비난 피하려 비공개”
조명균 “박근혜, 이명박 때도 유지”
JSA내 지뢰, 북측 600여발 제거 통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정부와 야당이 12일 남북협력기금의 비공개사업 예산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비경제부처 예산심사에서 야당은 국회 예산 심사권을 근거로 남북협력기금의 비공개사업 예산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정부 측은 남북 협상의 특수성을 들어 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남북협력기금의 구체적인 내용을 국회에 보고해달라고 하는데, 거부하고 있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난 좌파 정권 때 무분별한 대북 퍼주기 사업에 대한 국민 비난을 피하기 위해 비공개로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햇볕정책에 따른 대북지원이 핵개발로 돌아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협력기금의 비공개 사업으로 편성된 사업들은 북측과의 협의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질 것”이라며 “북한과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조 장관은 또 이 같은 비공개 원칙은 2000년 이후 남북협력 예산을 기금에 포함시키면서 일관되게 유지해온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비공개 원칙은 박근혜, 이명박 정부에서도 유지했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통일부는 북한과의 협의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일반 국민이 보기엔 북한의 요구에 따라서 지출하겠다는 것으로, 사업의 타당성 여부도 따지지 않고, 국회 예산 심의권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 예산은 전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인데,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는 것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느냐”며 “문재인 정권 들어 통일부 지출 기금 사업을 보면 사실상 비공개 예산을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다. 정권과 북한의 입맛대로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조 장관은 “남북협력기금은 통일부뿐만 아니라 전체 부처의 협의를 거쳐서 사용하고 있고, 국회에 사전 사후 보고하고 있다”며 국회 예산 심의권 무시 주장을 반박했다. 

여당 의원은 정부 쪽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가 기금 사용을 의결하기 전에 국회 외통위에 보고하고, 의결한 후에도 외통위에 보고하고 있다”며 “국회에 사전 사후에 다 보고되고, 국회의원들이 꼼꼼히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북한의 인프라 건설과 광물자원 개발에 대해 다른 주변국에 선점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빠른 선제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북한에 많은 광물자원 비즈니스 기회는 한국 경제를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사전 조사를 안 하면 주변국들이 다 빼먹는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중국의 경우 남북 철도 연결하는 문제에 있어 본인들이 가져가려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철도 도로 연결에 중국이 북측에 사업을 제안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철도, 도로와 전기통신 신호 규격이 있어 다른 나라 자본이 들어오면 나중에 철도 도로 연결할 때 남북 간에 맞지 않는 규격으로 하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물 사업 개발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40여개 광물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철도 도로도 기본적인 안을 북한에 제시해 놓은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비무장화 성과와 관련해 “(북한과) 쌍방 간에 지뢰 제거 작전을 다 완료했고, 거기에 있는 무장 병력과 장비를 다 철수했다”고 말했다. 

JSA 내 지뢰 제거 성과에 대해선 “우리 측에선 지뢰가 발견되지 않았고, 북한에서 636발의 지뢰를 제거한 것으로 우리 측에 통보해왔다”고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 내 지뢰 제거 상황에 대해선 “20발 정도 발견했고, 지뢰 이외 폭발물은 300여개를 발견했다”고 했다. 이어 “북측에선 현재까지 4000발 가까이 제거한 것으로 우리 측에 통보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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