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오른쪽)과 원택스님. (제공: 김영사)
성철스님(오른쪽)과 원택스님. (제공: 김영사)

성철 큰스님 입적 25주기
제자들, 추억담아 책 출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머리를 깎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행자(行者)였던 저에게 성철스님은 머리만 깎았다고 중 된 것 아니다. 거기에 맞게 살아야 한다며 중은 평생 정진하다가 논두렁 베고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禪僧)인 성철스님(1912~1993)이 입적한 지 25주년(10월 28일)을 맞아 제자 16명, 신도 20명 등 총 36명의 증언을 모은 ‘성철 큰스님을 그리다(장경각)’가 출간됐다. 오는 28일(음력 9월 20일)은 성철스님이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성철스님의 상좌이자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후배들이 선지식을 보고도 만나지 못하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불교전문작가 유철주씨는 성철스님 맏상좌인 성철스님문도회장 천제스님과 대구 금각사 주지 만수스님을 비롯해 해인총림 수좌 원융스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인 해인사 백련암 감원 원택스님 등 상좌 16명과 재가 제자 2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며 이 책을 소개 했다.

유 작가는 “큰스님은 재가자도 성불할 수 있으며 자기 수행과 사회적 실천을 함께 하라고 강조하셨다”면서 “‘자기 기도는 자기가 하라’는 말씀에 따라 정진하는 재가불자들의 수행담은 많은 이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불교계를 넘어 시대의 큰 스승으로 존경받은 성철스님을 가까이서 보필한 제자들이 그의 생애를 생생하게 증언한 내용이 담겨있다.

천제스님과 만수스님은 성철스님이 1955년 가을부터 암자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10년간 팔공산 성전암에서 정진에 집중한 ‘성전암 동구불출’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오는 24일부터 해인사 백련암에서 진행되는 추모 참회법회와 27일 성철스님 사리탑에서 계속되는 추모 3000배 정진, 28일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봉행되는 25주기 추모제 때 4500부를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책을 팔지 않고 무료로 나눠주는 불교 전통인 ‘법보시’를 하자는 천제스님, 만수스님 뜻에 따른 결정이라고 원택스님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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