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메르스 방역체계… 3년 만에 발생
구멍 난 메르스 방역체계… 3년 만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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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안현준 기자]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9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9

공항검역단계 의심없이 통과

4시간 만에 의심환자로 분류

병원서 ‘발열·가래·폐렴’ 확인

위기경보 ‘관심’→‘주의’ 격상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환자는 공항 검역단계에서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입국장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메르스 검역체계가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쿠웨이트로 출장을 떠났던 A(61, 서울)씨는 이달 7일 귀국,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7일 오후 4시 51분에 에미레이트 항공으로 인천공항에 입국한 A씨는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했다. 검역법에 따르면, 중동지역을 방문하고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귀국할 때 이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A씨는 해당 서류에서 방문 국가와 최근 21일간 질병 증상 기록을 담았고, 설사는 10일 전에 있었지만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없다고 신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A씨가 고막체온계로 측정했을 때 체온이 36.3도로 정상이고 호흡기 증상이 보이지 않아 검역대를 통과시켰다. 또한 A씨에게 귀가 후 발열 등의 메르스 증상이 생기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고, 메르스 예방관리 리플릿을 전달하는 선에서 검역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A씨는 당일 오후 10시 34분에 공항을 벗어난 지 겨우 4시간 정도가 지난 후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공항을 나올 당시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기에 아내와 함께 택시를 탔고, 동승자들은 현재 메르스 환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격리 중이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9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긴급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9

병원 측은 A씨와의 사전 전화 통화로 중동방문력을 확인한 이후 별도의 격리실로 안내해 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발열과 가래 및 폐렴 증상 확인 후 메르스 의심환자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메르스 검역체계가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메르스의 주된 증상은 발열과 기침, 가래, 숨 가쁨 등 호흡기 증상이지만 설사, 구토 등과 같은 소화기 증상도 있어 이를 간과해 검역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메르스 환자 발생과 관련해 9일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본부 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국내 메르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와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자택에 격리된 사람은 지난밤 사이에 1명 늘어나 현재까지 21명이다.

A씨의 입국 이후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구체적으로 항공기 승무원 3명을 비롯해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10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리무진택시 기사 1명 등이다. 전날 발표된 밀접접촉자에 택시기사가 새로 포함됐다.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서울시 강남구보건소의 음압격리구급차(운전기사 개인보호구 착용)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진료해 보건소와 서울대병원 관련자들은 밀접접촉자에서 제외됐다.

밀접접촉자 21명은 현재 자택격리 중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 보건소에서 증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집중관리를 받는다.

A씨와 항공기에 함께 탑승한 승객 등을 비롯해 일상접촉자 440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해 수동감시 중이다. 수동감시는 잠복기인 14일간 관할보건소가 5회 유선·문자로 연락하고, 의심 증상 발현 시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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