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개혁을 위한 재가불자 연대체 ‘불교개혁행동’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 전국재가불자총결집대회를 열고 있다. 대회는 ‘자승 구속, 종회 해산, 3원장 퇴진’을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천지일보 2018.8.1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개혁을 위한 재가불자 연대체 ‘불교개혁행동’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광장에서 전국재가불자총결집대회를 열고 있다. 대회는 ‘자승 구속, 종회 해산, 3원장 퇴진’을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천지일보 2018.8.11

“온 국민 여전히 바보로 취급하는 태도
불교 위상 만신창이 된 사실 지각하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6일 이전 퇴진을 약속했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본인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 해소를 위해 사퇴 기한을 연장한다고 하자 재가불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계종 개혁을 위한 재가불자 연대체인 불교개혁운동(김영국·김희영·박정호·상임대표)은 14일 오후 ‘전·현직 총무원장의 종권다툼에 대한 불교개혁행동 논평문’을 내고 설정스님 즉각 퇴진과 중앙종회 해산을 촉구했다.

불교개혁운동은 중앙종회에 대해 “총무원장 선거전 설정스님의 학력위조와 은처자 의혹은 이미 교계언론을 통해 보도됐었다”며 “당시 설정스님의 선거대책본부 구성원이었던 중앙종회 불교광장 소속 중앙종회의원들은 설정스님을 비호했다”고 말했다.

또한 “1999년 3월 설정스님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여성의 진정을 조사한 호법부 승려는 현 교구본사 화엄사 주지”라며 “작년 10월에는 설정스님의 당선을 도왔고, 현재는 설정스님을 끌어내리려는 현재의 교구본사주지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들은 “설정스님을 옹립한 자신들의 행위에 관해서는 아무런 반성이 없고, 객관적 비리의 물증이 있음에도 버티고 있는 불교광장 소속 포교원장 지홍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에 대해 일언반구의 퇴진요구도 없다”고 개탄했다.

설정스님에게는 “더욱 기가 막힌 행동을 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불교개혁행동은 “본인이 전혀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의혹들로 인해 불교의 위상이 만신창이 된 사실을 지각하지 못하고 있냐”며 “이는 본인의 의혹을 지켜보고 있는 온 국민을 여전히 바보로 취급하는 태도”라고 맹비난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는 23일 조계사에서 개최되는 전국승려대회가 개최되는 동시에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9일 소위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라인으로 알려진 불교광장 소속 종회의원 43명은 설정스님에 대한 불신임안을 중앙종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설정스님이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신임안을 제출했다는 것은 사실상 설정스님에 대한 지지표를 거두겠다는 의사로 읽힌다.

설정스님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2월 31일 사퇴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스님은 “남은 기간 각종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혀 한 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겠다”면서도 “사부대중의 개혁에 대한 열망과 뜻을 담아 종헌·종법을 재정비해 조계종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계종 사찰 주지들의 협의체인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14일 오전 입장을 발표하고 “종도와 국민을 더 이상 기망해서는 안 된다”며 설정스님의 달라진 퇴진 입장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은 “종정스님 교시는 물론 종도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입장 번복은 ‘8월 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 약속을 스스로 깨뜨렸다”며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한 “현재 종단 혼란의 본질은 총무원장 스님에게 제기된 친자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롯됐다”며 “그럼에도 종단 혼란의 이유를 다른 곳에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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