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대교 아래서 소방 구조보트 전복. (출처: 연합뉴스)
김포대교 아래서 소방 구조보트 전복. (출처: 연합뉴스)

文대통령 “사고원인 철저히 규명… 구조출동 시 안전조치 강화돼야”

[천지일보=임헤지 기자] 한강 하류에서 구조 활동 중 소방보트가 전복되면서 실종됐던 소방관 2명이 사고 발생 이틀 만에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7분께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일산대교 인근 바위틈에서 전날 실종된 오모(37) 소방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색대원이 발견했다.

이 수색대원은 제트스키를 타며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형제섬이라고 불리는 작은 암초 바위 틈에서 오 소방장의 시신을 찾았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일산대교에서 김포대교 서울 방면으로 480m 떨어진 수상이다. 사고 장소인 김포대교 신곡수중보에서는 하류 방향으로부터 7㎞가량 떨어진 장소다.

오 소방장의 시신은 김포시 운양동 한 군부대 초소로 옮겨졌다. 이후 신원 확인을 거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 소방장과 함께 실종된 심모(37) 소방교의 시신은 이날 오후 2시께 먼저 발견됐다.

심 소방교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김포대교에서 서울 방면으로 200m가량 떨어진 수상이었다. 심 소방교의 시신도 이날 오 소방장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으로 먼저 옮겨졌다.

두 소방관 모두 발견 당시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의 시신은 별도의 부검 절차 없이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배명호 김포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진행한 현장 브리핑에서 “평상시에도 매뉴얼에 따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출동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생존한 다른 두 대원의 증언으로도 (사망한 소방관 2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명조끼의 특성상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결된) 줄을 당겨야 하는데 사고 당시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빠른 물살에 조끼가 벗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1시 33분께 민간 보트가 장애물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경기 김포 김포대교 아래 한강 수중보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들이 신고를 받고 건지려던 민간 보트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들을 찾기 위해 사고 지점 인근 해역을 4개 구간으로 나눠 해병대와 경찰 등 인력 약 1400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숨진 오 소방장은 항해사 특채로 2012년 임용된 뒤 지난해 11월까지 양평수난구조대에서 근무했다. 이후 김포소방서로 옮겨 다시 수난구조대에서 근무하는 등 수난구조 전문 대원으로 활약했다.

심 소방교는 올해 4월 돌잔치를 치른 생후 16개월 쌍둥이 아들을 남겨둔 채 숨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의 장례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장례위원장을 맡고 경기소방본부가 주관해 경기도지사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중 실종된 소방관들의 소식을 언급하며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오후 구조보트 전복으로 실종된 소방관 두 명의 소식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소방관들이 구조출동을 할 때 충분한 안전조치가 강구되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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