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대폭염’ 기록 넘어설수도… 영남 일부 초미세먼지 기승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반도가 24년만에 찾아온 불볕더위에 펄펄 끓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력이 계속되면서 낮에는 수은주가 35도 이상 치솟고, 각 지역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올 여름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오후 3시 20분 기준)도 서해와 제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경보·주의보)가 발령됐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오후 3시 기준 낮 최고 기온은 서울 34.9도, 경산 37.3도, 창녕 37.2도, 경주·양산·영천 36.8도, 대구 36.7도 등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했다.
이번 폭염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중국 티베트에서 유입된 고온의 고기압이 합세해 ‘열돔(Heat Dome)’을 만들면서 한반도는 물론 북반구 전체에 더위를 몰고 왔다. 한반도 외에도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북반구 많은 지역도 가마솥더위에 펄펄끓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은 폭염뿐만 아니라 자외선과 오존으로 인해 바깥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지역의 자외선 지수는 일주일째 ‘매우 나쁨’ 단계를 기록하고 있고 울산과 경주, 광주 등은 최고 등급인 ‘위험’ 수준까지 자외선지수가 치솟았다.
오존도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경남의 오존은 ‘매우 나쁨’이고 경기 남부와 충북, 부산, 대구, 울산, 경북은 ‘나쁨’ 수준을 보였다. 나쁨 수준은 건강한 일반인도 눈이나 목에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통상 봄이나 겨울과 달리 여름에는 대기 확산이 원활하고 깨끗한 남동풍이 주로 불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울산 등 일부 영남 지방은 이번 주 극심한 대기 정체로 7월답지 않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7개 시·도 대부분이 ‘보통(16∼35㎍/㎥)’ 범위에 들었지만, 울산(48㎍/㎥)과 부산(36㎍/㎥)은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대 한 달 가까이 비 소식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이 열흘 뒤까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중기예보를 보면 오는 28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어디에도 비 소식은 없다. 일각에서는 올해 더위가 역대 최강 폭염을 기록했던 1994년을 뛰어넘는 해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94년 폭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지속 일수는 전국 평균 31.1일이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더위로 인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1994년 ‘대폭염’ 때처럼 지속된 고온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