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삼국지] 십상시의 난 3
[다시 읽는 삼국지] 십상시의 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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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 소설가

 

늙은 노식이 하태후를 구했고, 십상시와 한 패거리가 된 하진의 동생 하묘는 오광에게 잡혀 죽었다. 원소는 십상시들과 가족들까지 모조리 죽이라는 영을 내렸다. 역적 내시 장양에게 끌려간 어린 황제와 진류왕은 갈대밭에 숨어 있다가 길을 잃었다. 두 형제는 천신만고 끝에 묏기슭 밑의 노적가리 위에 엎어져 잠이 들었다.

노적가리 앞에는 한 채의 농장이 있었다. 밤에 농장의 농부가 꿈을 꾸었다. 자신의 장원 후원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붉은 해가 쌍으로 떨어져 있었다.

해가 하나인 것이 상식인데 쌍으로 떨어져 있으니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놀라 잠이 깨어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사방을 둘러보니 노적가리 위에 홍광이 충천해 있었다. 놀란 농부가 황망히 노적가리로 다가가 보니 두 소년이 누워 있는 것이었다. 괴상하다고 생각한 농부가 두 소년을 깨워서 물었다.

“두 분은 뉘 집 자제신가?”

어린 황제는 겁이 나서 감히 대답을 못했다. 동생 진류왕이 손으로 황제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 분은 이 나라의 황제 폐하이시오. 십상시의 난을 만나시어 이곳으로 피해 오신 것이오. 그리고 나는 폐하의 아우 진류왕이오.”

그 말에 농부는 깜짝 놀라 황망히 재배를 올리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신은 선조(先朝)에 사도 벼슬을 했던 최열의 아우 최의올시다. 십상시들이 벼슬을 팔고 어진 사람을 미워하므로 이곳에 숨어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최의는 말을 마치자 황제와 진류왕을 부축해 집으로 들어가 고기와 밥을 대접해 올렸다.

한편 민공은 북망산에서 황제를 찾지 못하고 내려오다가 노식에게 혼쭐이나 쫓겨 달아나는 단규를 만났다. 민공이 칼을 바투잡고 단규에게 큰 소리로 황제의 행방을 묻자 그는 벌벌 떨며 겨우 입을 떼었다.

“반마장 되는 곳에서 헤어져서 찾아뵐 수가 없습니다.”

민공은 단칼에 단규의 머리를 베어 말목에 걸고 군사를 나누어 사면으로 황제를 찾게 한 뒤 자신은 단기로 말을 달려 우연히 최의의 농장 앞에 당도했다. 최의와 민공은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민공이 최의의 농장 문을 두드리니 문을 연 그는 최의를 알아보고 반가이 맞이했다.

“아니, 자네가 웬일인가? 그리고 말머리에 매달아 놓은 목은 누구의 목인가?”

“이건 역적 내시 단규 놈의 목일세.”

민공은 북망산에서 황제를 찾다가 찾지 못하고 도중에 단규를 만나 목을 벤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자 찾는 황제는 자신의 농장에 있다고 말한 뒤 노적가리위에 잠든 황제를 깨우게 된 일을 일장 설파한 뒤 황제 앞으로 인도했다.

뜻밖에 농장에서 만난 황제와 신하는 서로 손을 잡아 통곡을 했다. 민공은 울음을 그친 뒤에 황제에게 아뢰었다.

“국가에 하루라도 임금이 아니 계시면 아니 됩니다. 폐하께서는 속히 환도를 하옵소서.”

최의 집에는 겨우 여윈 말이 한 필 있을 뿐이었다. 어린 황제는 비루먹은 여윈 말을 타고 진류왕은 민공과 함께 말을 타고 최의의 농장을 떠났다.

일행이 3리쯤 갔을 때 사도 왕윤, 태위 양표, 좌군 교위 순우경, 우군 교위 조맹, 후군 교위 포신, 중군 교위 원소 일행 수백 군사가 황제를 맞이하러 나왔다.

군신이 서로 만나 예를 나눈 뒤에 단규의 목을 낙양으로 먼저 보내서 천하에 반포를 한 후에 황제와 진류왕은 좋은 말로 바꾸어 타고 낙양으로 들어갔다.

십상시 난이 나기 전에 낙양에서는 아이들의 동요가 크게 유행하고 있었다.

- 황제는 황제가 아니고/ 왕이면서 왕 노릇을 못하네/ 천수레 만 기병은/ 북망산으로 달리기만 하네. -

그 노래가 지금 와서 꼭 들어맞았다고 백성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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