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삼국지] 십상시의 난 1
[다시 읽는 삼국지] 십상시의 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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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윤 소설가

 

동탁의 군대가 낙양을 향해 움직이자 십상시들은 대장군 하진을 궁으로 불러들여 죽일 계략을 꾸몄다. 하진이 궁으로 들어가려 하자 원소와 조조 등이 나서 적극 만류해도 하진은 듣지 않았다. 원소와 조조는 정병 천명을 거느리고 장락궁 앞에 도착했다.

그때 중문을 지키고 있던 젊은 내시가 태후의 전교라 하여 영을 내렸다.

“태후마마께서 전교를 내리셨습니다. 대장군만 들어오시고 다른 분들은 들어오지 말라 하셨습니다.”

원소와 조조는 하는 수 없이 중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고, 하진은 감히 누가 나를 다치게 하랴, 하고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가덕전 문턱에 당도했다. 그때 장양과 단규가 하진을 마중하기 위해 문 밖으로 나오는 것을 군호로 하여 좌우 옆에 매복해 있던 50명의 도부수들이 일제히 칼과 도끼를 들고 하진을 에워쌌다.

하진은 비로소 깜짝 놀라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십상시 장양은 50명의 도부수 속에 포위돼 있는 대장군 하진을 향해 큰 소리로 꾸짖었다.

“이놈 하진아! 동태후는 무슨 죄가 있기에 네가 감히 독약을 먹여 시살했느냐? 이것이 네 죄상 하나요. 국모의 국장을 지내는 인산 때 너는 보복을 두려워하여 병을 칭탁하고 나오지 아니했으니 네 죄상이 둘이요. 너는 본시 돼지를 잡아 팔던 천한 무리로서 우리들이 천자께 천거해 오늘날 부귀영화를 누렸건만 너는 은공은 갚을 생각은 아니하고 우리들을 모해했으니 네 죄상이 셋이다. 이놈, 네가 항상 말하기를 우리들이 몹시 탁하다 하니 맑은 놈은 도대체 누구냐? 이놈, 하진아! 네가 과연 맑은 놈이냐?”

하진은 벌벌 떨었다. 꼭 죽었지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먹으로 도부수 한 놈을 때려눕히고 급히 길을 찾아 달아났다. 그러나 벌써 궁문이란 궁문은 모두 닫혀 버린 뒤였다.

“너희들은 저놈을 잡아서 두 토막을 내버려라!”

십상시 장양은 악에 받친 내시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50명의 도부수들은 일제히 달려들어 달아날 구멍을 찾는 하진의 몸을 찍어 두 동강을 내었다.

원소는 궁문 밖에서 하진이 나오기를 아무리 기다려도 기별이 없자 답답해서 배겨날 도리가 없었다.

“대장군은 어서 빨리 나오시어 수레에 오르시오.”

원소는 궁문 안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내시 장양의 무리는 원소가 하진을 찾는 외침을 듣자 잘린 하진의 머리를 궁문 밖으로 내던지면서 문루에서 황제의 고유를 선포했다.

- 역적 하진은 모반을 일으켜 탄로가 나서 사형에 처했다. -

십상시들은 계속해서 고유를 읽었다.

- 역적 하진을 협조한 자가 많으나 남은 무리들은 특별히 별은전을 내려서 대사하기로 한다. -

기막힌 일이었다. 원소는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내시 놈들이 대신을 모살했으니 악당들을 토벌해야 한다. 모든 군사들은 나와서 싸움을 도우라!”

원소의 영이 떨어지자 하진의 부장 오광은 청쇄문에 불을 질러 쳐들어가고 원술이 거느린 1천 정병은 궁문을 깨뜨리고 대궐 마당으로 몰려들었다. 군사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십상시들을 찾았다. 늙은 내시와 젊은 내시 할 것 없이 만나는 족족 도륙을 내버렸다.

원소와 조조는 지밀 문지기의 목을 베고 내전으로 들어서자 조충, 정광, 하운, 곽승 네 명의 내시를 취화루 앞에 끌어내어 난자질을 해서 육니를 만들었다. 그때 궁중에서는 화염이 충천했다. 내시 장양, 단규, 조절, 후람은 하태후와 소제, 진류왕을 협박해 내성을 벗어나 뒷길로 북궁을 향해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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