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된 골굴사 개 동상. (츌처: 연합뉴스)
낙서된 골굴사 개 동상. (츌처: 연합뉴스)

“훼불 근절 위해 보호제도 수립”
종평위, 정부에 대책 마련 촉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최근 불교 전통 문화재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 위원장 만당스님)는 지난달 29일 ‘해인사와 골굴사 훼불행위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정부에 실효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1~2일 선무도의 본산 경주 골굴사에서는 표지석과 안내판에 래커를 칠하고 낙서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교도로 추정되는 50대 남녀는 차를 타고 두 차례에 걸쳐 골굴사에 잠입해 경내 장엄물을 파괴·훼손했다.

이들은 포대화상 밑에 새겨진 법구경 문구 위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려서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 놨고, 동아보살로 불리는 개 동상 안내판 역시 얼굴과 몸통 등을 검은색 스프레이로 칠했다. 옆에 있는 불전함에는 십자가를 그려 놓았다. 사찰 앞 골굴사 표시석에도 붉은 스프레이를 이용해 한문으로 죽을 사(死)와 4, 43, 92, 10, 65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를 써놓았다.

지난달 29일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전하는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는 법회 도중에 이교도들에 의한 소란이 벌어졌다. 대적광전에서 ‘화엄 21 천도법회’가 봉행 되는 도중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대적광전 앞마당에 진입해 “예수를 믿어라. 하나님을 믿으라”며 소란을 피웠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소란을 피우기 전 해인사 산내 암자인 용탑선원에서도 유사한 소란을 피웠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종평위는 “최근 불교와 전통문화를 모욕하고 훼손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신만의 신앙이 유일하다며 종교의 다양성과 고유한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일말의 상식도 포기해 버린 오만의 행태”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종평위는 각 종교계에 “이웃 종교와 그 문화적 고유함을 훼손하는 언행을 근절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정부에는 “배타적 종교관으로 인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사회와 전통 문화와 문화재 보호를 위한 제도 수립과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훼불 사건은 이번뿐 만이 아니다. 작년 9월에는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에 있는 작은 토굴 대관음사 법당이 난장판이 되는 사건이 발생됐다. 법당 내부에 자리한 삼존불은 처참하게 훼손됐고, 심지어 스님이 기거하던 공간도 엉망으로 어질러졌다. 석가모니 부처님 불상과 아미타 부처 불상은 복장물이 드러날 정도로 부서졌고, 지장보살상은 인근 풀숲에 버려져 있었다.

이 같은 훼불 사건은 해외에서도 벌어졌다. 올해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스리랑카 불교사원인 ‘힐다 자예왈데나라마야’ 앞마당에 있던 불상의 머리가 파괴된 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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