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명무 한성준이 태어난 날을 기념해 제정된 한국 무용의 날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성준 탄생 145주년 학술세미나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명무 한성준이 태어난 날을 기념해 제정된 한국 무용의 날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성준 탄생 145주년 학술세미나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12

한국 근대 무악 춤꾼의 대가
탄생 145주년 학술세미나
예술세계·불교문화 재조명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전통춤의 아버지라고 평가받는 명무 한성준(韓成俊, 1874∼1941) 선생. 그의 예술세계와 불교문화의 관계가 재조명 됐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는 한성준이 태어난 날을 기념해 제정된 한국 무용의 날인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성준 탄생 145주년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들은 한성준이 남긴 춤문화유산과 불교문화를 연계해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성준의 승무를 한국 최초의 전통춤으로 여기는 이유에 대해 “승무가 깃든 심오한 불교적 세계관과 더불어 춤 가르침에 있어 나름의 철저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한성준은 승무의 장삼(승려의 웃옷) 자락을 펼칠 때 천지인의 세계관이 구현되길 바랐다. 한성준이 승무를 처음 무대에 올린 것은 1935년 부민관 공연이다. 그는 장삼에 고깔을 착용하고 심오한 불교의 세계를 표현했다. 그러다 춤이 절정에 달하자 장삼과 고깔을 벗어버리고 원초적인 삶의 세계를 표현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은 한성준을 같은 시대에 살던 근현대 한국불교의 종장 만공선사와 접목시켜 소개했다. 스님은 만공선사와 한성준의 삶의 여정이 서로 많이 닮았다고 했다.

주경스님은 “둘은 30대에 이미 일가를 이룬 대 종장이 됐으며, 일제하 민족의 정신과 문화, 예술의 맥을 잇고 널리 전한 공로는 가히 말로 다 찬탄할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선인들의 발자취를 통해 그동안 잊혀져 알려지지 못했던 선각자 한성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며 “사람이 말과 글을 배우고 제일 먼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가문의 족보와 나라의 역사다. 역사를 모르는 나라와 국민은 뿌리가 없는 나무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한성준 선생은 충남 홍성의 세습무가 출신으로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을 익히고 예산, 서산, 태안 등 내포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무대에 입성해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조선음악무용연구회를 창립해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 하는 업적을 남겼다.

17세 무렵에는 수덕사에서 입산해 약 3년간 다양한 불교의 재의식을 접하고 춤과 장단을 연마해 기예를 숙성시켰다. 또 당대 최고의 선승 만공스님과 깊은 교유를 맺었으며, 수덕사 대웅전 불사에 시주를 하는 등 내포의 불교문화와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문하에서 손녀딸 한영숙을 비롯해 기라성 같은 전통춤꾼들이 배출됐으며, 신무용가 최승희·조택원에게 영향을 끼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자양분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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