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봤는데 왕따를 당하는 것 같아서 속상해하는 딸에게 엄마는 “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뭐겠어? 네가 약올라하고 속상해하는 거 아니겠어? 그러면 네가 그 애들에게 복수하려면 약올라하지 않고 속상해하지 않는 거야. 그냥 무시해버려”라는 말을 하는데 완전 공감했다. 물론 영화이기 때문에 대사 그대로는 아니다. 그런 분위기의 이야기를 했다는 뜻이다. 딸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해 준 기억도 있다.

인생은 다른 사람의 의도대로 살아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되 동의되지 않는 부분으로 상처받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는 필자도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늘 마음을 다잡는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나한테 상처를 줄 권리는 없으니까. 하지만 늘 상처받게 문을 열어주는 사람도 나 자신이고 상처가 치료 안 되도록 차단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지인 중에 예전에 무척 잘 살았다가 현재 경제적으로 좀 어려워진 분이 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상황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도 싫어서 친구의 전화도 잘 안 받으며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마음이 바뀌어서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힘든 일이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노라고 이야기를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그것도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안다. 사실 고백하고 보면 그런 저런 힘든 일이 없이 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오히려 그 부분이 이해돼 더욱 가까워지기도 하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대신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다른 사람의 결정에 너무 깊게 관여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자칫 둘 다 상처받을 수도 있다. 가까운 분 중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키운 분이 계신데 그 분은 삼겹살을 먹을 때도 딸에게는 살코기를 아들에게는 비계를 준다. 그런데 커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딸은 비계를 좋아하고 아들은 살코기를 좋아했다. 그러니 둘 다가 상처가 됐다. 자신은 싫어하는 걸 먹어야 하니 사랑받지 못 하는 거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너무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면 둘 다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일은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제일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결정해주면 안 좋은 상황에서는 그 사람이 책임져주기를 바라게 되고 책임져줄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그 사람을 원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험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남의 결정이나 험담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일에 대한 조언은 구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자신이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진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이다. 그랬을 때 훨씬 더 행복할 수 있다. 거기다 자신이 겪은 힘든 일로부터 배울 점을 찾고 보완할 점을 찾아서 다음에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점점 더 발전하고 나은 인생을 사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의 목표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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