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만나본 박물관-영상] 대동단결 500년史 숨결…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에 가다
[이달에 만나본 박물관-영상] 대동단결 500년史 숨결…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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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천지TV=김미라 기자]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機池市里).

윤년(閏年)이 드는 해 음력 3월초.

예로부터 이 지역 주민들은 시장의 번성과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하고
대동(大同)단결을 위해 매년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지시리에 줄다리기 축제가 열렸습니다.

독특한 줄 제작.

공동체의 단결과 화합 풍년, 평안을 대표하는 공동체 민속축제로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는데요.

우리 민족의 오백년, 대동단결 역사의 숨을 품고 있는
충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농기와 풍물을 앞세운 깃발이 펄럭펄럭.

줄머리에 올라선 대장이 진두지휘하고

참가자들이 줄을 당기며 이동할 때마다 움직이는 거대한 줄이
뽀얀 먼지와 함성, 풍물소리와 함께 일대 장관을 이룹니다.

윗마을이 이기면 나라가 평안하고,

아랫마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전해지는데요.
누가 이겨도 기분 좋은 승리.

화합과 단결을 목표로 하는 경기에선 승패는 무의미한가봅니다.

수하편 곧 암줄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늘 북쪽의 물 아래편이 이기도록 해놨기 때문이라는데요.

이길 욕심보다는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물 위편 사람들은 기꺼이 져 줍니다.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 속에서도 평화를 갈망했던 우리 선조들의 얼과 지혜가 느껴집니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사람들은 앞 다투어 줄을 끊어 가는데
특히 암줄과 숫줄을 결합시켰던 비녀장 부분의 줄은 불임과 요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너도 나도 줄을 끊어 가려는 사람들로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한국 등
보통 벼농사 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줄다리기는

농사에 필요한 비를 기원하고 풍년을 내려준 신에게
감사의 제를 올리는 의식이기도 한데요.

줄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맞는 돌잡이상에 놓는 실이
장수를 기원하듯

실을 엮어 만든 줄 역시 절대 가볍지 않은
그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대영 |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학예연구사)
“줄이라고 한다면 줄과 함께 있는 거죠. 어머니와 나를 이어주는 탯줄부터 시작해서 아기를 낳으면 금줄을 걸잖아요. 어떻게 보면 인류가 가장 손쉽게 구해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줄다리기거든요. 인연이 된다는 말도 그렇고요. 줄은 끊을 수가 없는 그런 것 같고요. 또 어떻게 보면 상대편과 나와 같은 줄을 서로 마주 보고 선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묘하게 운명공동체라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또 줄다리기가 재미있는 것은 그런 줄은 상대방을 내편으로 끌어들인다는 부분에서 밀어내거나 넘어뜨리지 않고 상대편을 내 편으로 끌어드리면 이기는 것이라는 부분에서 줄로 활용한다는 그런 부분에서 더 높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지 않은가. 우리 삶에 가장 가깝게 있는 줄이고 그런 줄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하고 그게 하나의 문화제가 돼서 지금까지 명맥을 잇는다는 부분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공동체의 안녕과 상생을 기원하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세계에 펼쳐나가고 있는 기지시줄다리기.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대결과 전쟁이 아닌|
협동과 단합의 정신을 일깨워줍니다.

(촬영협조: 충남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
(영상취재: 김미라·장수경·박주환 기자 / 편집: 김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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