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내나는 일곱 배우들 영화 ‘머니백’서 돈 가방 쫓는 짜릿한 레이스 펼쳐(종합)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취업준비생, 한물 간 킬러, 비리 형사 등 짠내나는 인물로 분한 일곱명의 배우들이 영화 ‘머니백’에서 쫓고 쫓기는 짜릿한 레이스를 펼친다.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머니백’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허준형 감독, 배우 김무열, 박희순, 이경영, 전광렬, 임원희, 오정세, 김민교가 참석했다.

영화 ‘머니백’은 직업·성격·나이 등 모든 것이 다른 7명이 하나의 돈 가방에 서로 얽히고설켜 예측하지 못한 추격전을 벌이게 되는 내용을 담은 범죄 오락영화다.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허준형 감독은 “배우들은 베테랑이고 나만 신인이다”며 “영화를 계획했을 때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허 감독은 “계층·연령별로 대표되는 인물을 만들고 그에 맞는 배우들에게 출연 요청을 했다”며 “감사하게도 받아주셨다. 우리 영화에서 웃긴 장면의 상당수는 베테랑 배우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다”고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영화에는 어느 한 종류의 인물만 등장하지 않는다. 가진 건 몸 밖에 없는 가난한 취업준비생, 여기저기서 치여 사는 택배기사 같은 소시민부터 국회의원 같은 명성 높은 인물의 뒷이야기까지 101분의 러닝타임에 녹여냈다.

영화에서 엄마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취업 준비생 ‘민재’ 역을 맡은 배우 김무열은 “어느 한명이 주인공이 아닌 점이 끌렸다”고 운을 뗐다. 김무열은 “사건이 왜 벌어졌나 살펴보면 7명 모두에게 원인이 있다. 처절한 개인의 사투 같다”며 “나는 웃기려고 하기보다 상황마다의 맥락을 이어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배우 오정세는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는 삶을 살아가다 우연히 돈 가방을 둘러싼 추격전에 참전하게 된 ‘택배기사’를 연기했다. 오정세는 극 중 갑질하는 고객이 쏟은 간장게장을 뒤집어 쓰기도 하고, 라면에 얼굴이 처박히기도 한다.

오정세는 이런 장면들에 대해 “소품으로 실제 음식이 사용되는 게 오히려 연기에는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좋았다”며 “실제로 10년간 택배기사로 일한 적이 있어서 연기로 뭔가를 더하려고 하지 않았다. 대본과 감독님의 연출에 맞추려 했다”고 회상했다.

한물 간 ‘킬러’로 분한 배우 이경영은 “전에도 못했고 앞으로도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역할이라 적극적으로 임했다”며 “제 필모그래피 중 유일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역할이다. 천진난만한 개구쟁이같이 연기하되 속물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역할을 위해 6~7㎏ 정도를 찌웠다”고 밝힌 배우 전광렬은 자신을 “신인배우 전광렬 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전광렬은 이번 영화에서 건달 출신 부패 국회의원으로 분해 코믹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범접하지 못할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그는 “영화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며 “전광렬이라는 배우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도박에 빠져 사는 비리 형사 ‘최형사’를 연기한 배우 박희순은 “감독님 꿈이 개그맨이었다는데, 실제로 얘기하면 그렇게 재미있지 않아서 믿지 않았다”며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남들을 웃기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제 역할이 그렇게 재미있는 역할은 아니라서 출연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며 “다른 역할 캐스팅 조합이 신선했기 때문에, 이 역할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출연하겠다고 결심했다. 내 역할이 중심을 잡았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살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 임원희는 박희순이 연기하는 ‘최형사’와 갈등을 빚는 사채업자 ‘백사장’으로 분했다. 임원희는 “사채업자라고 해서 시종일관 눈을 부라리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에 눈빛으로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동네 아주머니 같은 어깨형님이다”고 배역을 소개했다.

임원희와 배우 김민교는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 김민교가 ‘백사장’ 밑에서 수금을 담당하고 있는 부하직원 ‘양아치’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화가 난 ‘백사장’이 ‘양아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많은데, 이에 대해 임원희는 “장어 도시락으로 김민교씨를 때리는 장면이 있다”며 “잘못 맞아서 여러번 촬영해야 하면 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미안한 마음에 잘 연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민교는 “임원희 선배 마음이 정말 여려서 한번에 때리지 못하고 NG를 많이 냈다”며 “정말 오랫동안 맞았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김민교는 “‘동승’이라는 영화 이후의 주연이다”라며 “처음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생각보다 웃긴 역할이 아니라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웃긴 역할을 할 것 같은 사람이 웃음기 빼고 연기를 하는 모습이 진지한 코미디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바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각자의 특색이 강한 7명의 캐릭터가 다양한 매력을 뽐내며 이끌어가는 영화 ‘머니백’은 오는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