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목적 둔 4강 ‘스트롱맨’… 엇갈린 운명 되나
같은 목적 둔 4강 ‘스트롱맨’… 엇갈린 운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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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스트롱맨’들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장기집권’이다.

이들의 권력을 유지시킬 동력은 ‘강한 나라’다. 힘을 바탕으로 위대하고 강한 나라를 만들어 세계를 주도하겠다고 거리낌 없이 공언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중국몽 실현’ ‘위대한 러시아의 부흥’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강한 군사력’ 등을 내세우며 장기집권에 대한 타당성을 두고 있다.

목표를 가장 먼저 이룬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 이상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다. 장기집권을 넘어 ‘종신집권’의 법적 토대를 만든 셈이다.

여기에 당·정·군의 지도부를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친위세력으로 갖추면서 권력 기반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2인자는 있어도 후계자는 없다. 안팎으로 시 주석을 대적할 상대도 없다. ‘시 황제’라는 직위가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의 뒤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짝 뒤쫓았다. 2000년 첫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 2024년까지 집권이 확정되면서 러시아 현대사에서 이오시프 스탈린(1922~53년) 이후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됐다.

그런데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해 이번 임기 후에는 5번째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여기에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기술관료) 등 견제 세력도 있어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시 주석 보다는 장애물이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후 그가 권력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그 권력을 어떻게 유지할 지 방법에 대한 시나리오가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08년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다가 자신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트 대통령의 수렴청정을 통해 권좌를 유지했다. 그가 임기를 마치자 푸틴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에 취임한 바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나란히 장기집권으로 가는 국내 정치 기반을 마련하면서 ‘신(新)밀월’ 관계를 형성했다. 서로 재연임에 성공하자마자 축전을 주고 받으며 우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자유 민주주의’의 선봉국인 미국까지 권위주의와 장기집권의 야욕에서 자유롭지 않은 모양새다. 뉴시스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사회정치학자 스타인 린젠 옥스포드대학 명예교수는 18일(현지시간) 시사잡지 ‘해밀튼 스펙테이터’ 기고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권위주의자의 면모를 과시하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 맞서기는 커녕 이들을 칭송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연임 금지 조항 삭제에 대해 “시 주석은 이제 평생 대통령이다. 그는 굉장하다”고 극찬하면서 “언젠가 우리도 한번 그렇게 해봐야할 것 같다”고 발언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지난달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향군인의 날인 11월 11일에 군대 퍼레이드(열병식) 개최를 지시하면서 “우리는 왕을 뽑은 게 아니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 등 외신들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매일같이 러시아 게이트, 성추문 등의 논란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순항과 정적에 대한 과감한 역공, 민주당의 부진 등이 어울러져 최악의 상황에도 끄떡없이 버티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와 반대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학스캔들’과 ‘재팬 패싱’으로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 아베 총리는 올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세번째 연임에 성공하면 2021년까지 임기를 연장,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만들려는 목표가 있었다. 이에 작년 10월 중의원을 해산하고 치른 총선 과정 중 유세장에서는 틈만 나면 북한의 도발 상황을 얘기하며 정권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사학스캔들 문서조작 파문으로 아베 총리의 개헌은 물론 당장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13.7%p나 급락한 30.3%에 그쳤다.

안팎으로 터진 문제를 수습할 만한 확실한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돌파구로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을 선택했다. 4, 5월 각각 예정된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할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아베 총리가 위기를 타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자민당에서도 아베 총리에 등을 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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