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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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생로병사 질문에 답하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인간은 죽음 앞에 나약하다. 지난 1월 9일로 병석에서만 벌써 4번째 생일을 맞은 삼성 이건희 회장도, 그의 아버지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병철 회장은 1987년 타계 한 달 전 ‘생로병사(生老病死)’와 하나님(신)의 존재에 관한 24가지 질문을 천주교 故 박희봉 신부에게 던졌다. 그러나 답변은 듣지 못했다. 서울 삼성병원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이건희 회장도 어쩌면 아버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이 반복되면서 빈부귀천을 떠나 모든 인간이 가장 궁금해 했을 법한 고 이병철 회장의 종교질문 24가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6년부터 한기총-신천지 교리비교 영상을 공개해 ‘가장 성경적 답변’이라는 평가를 받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답변과 과학적 근거로 답을 했다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전 회장 김왕기 전남대 명예교수의 답변을 통해 재조명한다.

15.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신의 교훈, 종교적인 교훈

지옥 아닌 천국을 얻는 것

꿈에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깰 때 배부르지 않은 것과 같이, 부귀와 안락은 영원함이 없고, 자기 것은 먹은 밥 세 끼뿐이며, 사후는 하나도 자기 것은 없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일뿐이다. 천하를 다 얻고도 자기 목숨을 지키지 못하면 유익함이 있겠는가(마 16:26)?

참 신의 교훈은 땅의 부귀영화가 아니요, ‘종교적’이며 ‘religion’ 곧 생명을 얻게 하는 하나님의 교훈이다. 또 지옥이 아닌 낙원 천국을 얻는 것이다.

 

김왕기 전남대 명예교수

 

세상, 장미뿐이면 단조로워

하느님, 상선벌악 실시해

앞의 5번 문제와 관련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연의 삼라만상은 다채롭다. 훤칠하게 잘생긴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신앙이 없이도 부귀를 누리기도 하고, 악인 중에서도 부귀를 누리기도 한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은혜를 똑같은 정도로 주시지 않은 이유를 소화 데레사 성녀는 대자연을 보고 알았다고 다음과 같이 술회하였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꽃이 아름답다는 것과, 장미의 화려함이나 백합의 결백함으로 인하여 작은 오랑캐꽃의 향기가 없어지거나 들국화의 청초한 매력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만일 작은 꽃들이 모두 장미처럼 되려한다면 대자연은 그 봄단장을 잃어버리고, 들은 이미 가지가지의 작은 꽃으로 꾸며지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가르멜의 小花, 1장).”

과연 이 세상에 온통 장미뿐이라면 얼마나 단조롭고 무미한 세상이랴! 인간의 세계도 그와 같을 것이다.

하느님은 현세와 내세에서 상선벌악을 실시하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모든 것은 제 때가 있다

씨를 심을 때가 있고 가꿀 때가 있으며 거둘 때가 따로 있다. 이 세상은 우리 인간이 자유를 활용하여 자기를 형성하는 때이고, 상선벌악의 완결은 아니다.

2) 인간 사회의 지속을 위함이다.

악인을 즉시 처벌하면 인간 사회는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은 밀과 가라지가 섞여 자라는 비유에서 가라지를 뽑으라는 죄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리라고 하겠다(마태: 13,30).” 만일 하느님이 처음부터 악인을 즉결하여 오셨다면 아마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자기 몇 백대선조들 중에 악을 행하는 이가 없다고는 말 할 수 없기 때문이다(지혜 11,20~12,2 참조).

3) 선에는 상이, 악에는 벌이 정당하게 주어지기 위함이다

선인도 때로는 작은 악을 저지를 수 있고, 악인도 때로는 작은 선을 베풀 수 있다. 악인의 작은 선은 이 세상 불완전한 복으로 그의 큰 악은 후세의 영벌로 갚으시며, 선인의 작은 악은 이 세상 지나가는 괴로움으로, 그의 큰 선은 후세의 영복으로 갚으심이 매우 당연하다. 세상의 복은 불완전하며 상으로 줄만한 것이 못된다. 기껏해야 재물, 작위, 지식 같은 것인데 이런 것들은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것이요 그러면서도 사람에게 만족보다는 갈증을 더 주며 또 영혼에게 위험한 것이다. 제 손으로 벌어먹을 때는 착한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면 축첩, 방종, 오만에 떨어지는 일이 많지 않은가?

세상 벌로 죄악을 공정하게 벌하지 못한다. 부유한 신사와 가난한 노동자가 같은 범행으로 다 같이 10일 구류를 당했다면 10일이란 수는 같지만 신사가 노동자보다 더 큰 괴로움을 당할 것이요, 만일 다 같이 100만원의 벌금을 낸다면 이번에는 신사보다 노동자가 더 큰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 동태복수법에서는 사람을 죽인 범인은 사형에 처한다. 그런데 사람을 열 명 죽인 사람은 그 죄가 열배로 무겁지만, 그를 열 토막내어 죽인다거나 열 번을 죽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그를 열 배로 벌하지 못하고 역시 그를 한 번의 사형에 처할 뿐이다.

4) 사람의 자유를 살리기 위함이다

선악을 그 즉시 상벌한다면 회개의 가능성도 변화발전도 없는 상태로 자유를 속박할 것이다. 자유가 있어야 선악이 뚜렷하게 확립된다. 만일 즉시 무거운 벌이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온전한 자유가 있을 수 없고, 행선피악의 여지가 없이 다만 하나의 방도로만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노예근성에로 오도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채찍이 무서워 논밭을 갈고 풀을 뜯어 먹는 소의 행동보다 더 나은 가치가 있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해여 아우구스티노는 “그런 상급 때문에만 우리가 하느님을 공경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니, 이런 하느님 공경은 우리를 열심한 자가 아니라 탐욕스럽고 인색한 자로 만들 것이다”라고 갈파하였다. 현세는 잠정적 상태이므로 결정적 상선벌악이 적소를 얻자면 어쩔 수 없이 자유가 소멸되는 죽은 다음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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