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내에서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없어지고 연극제 참가도 취소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연극연출가 이윤택의 ‘성추행 사건’의 불똥이 계속 번지면서 연극인 양성소와 공연장으로 명성을 쌓아온 경남 밀양연극촌이 문을 닫게 됐다.

20일 밀양시에 따르면, 사단법인 밀양연극촌에 무료임대계약 해지가 통보된 상태다. 계약 해지 통보는 사실상 나가달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밀양연극촌 위·수탁 계약에 따라 무료임대계약 해지 사유가 충분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14년부터 밀양연극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연희단거리패가 있다. 이씨는 19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했고, 1999년 9월 1일 밀양연극촌 개장 때 보금자리를 옮겨왔다. 2000년 이후 밀양연극촌에서는 수많은 작품이 창작되는 등 공연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밀양연극촌은 옛 월산초등학교 폐교를 재활용해 만들었으며 전체 부지가 1만 6천㎡다. 시는 이곳 부지를 3년씩 무료임대계약을 해왔고, 20년째 밀양연극촌이 이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 임대계약은 2019년 11월 25일까지로 돼 있었다. 밀양연극촌은 시의 해지 통보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희단거리패는 해체될 예정이다. 연희단거리패 대표 김소희씨는 “연희단거리패 해체를 결정했다. 단원들과 논의 끝에 이를 결정했고, 대표로서 책임을 지려 한다”고 밝혔다. 부산 가마골소극장 역시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번 이씨의 성추행 파장으로 연희단거리패의 흔적이 남은 공간은 모두 사라지게 된 셈이다.

서울연극협회에서는 연희단거리패의 ‘2018 서울연극제’ 공식참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여성연극협회는 이씨의 행위에 대한 사법적 절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이씨는 전날 공개 사과를 통해 “내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다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어 사건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김수희 연출가는 14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연출가 이씨가 과거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metoo(미투)’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10년 전 지방공연 당시 이씨에게 성추행당한 일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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