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천지일보(뉴스천지)DB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천지일보(뉴스천지)DB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모양새다. GM의 한국GM 철수설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최근 GM은 군산 공장 폐쇄를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는 여기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부 산하 산업연구원의 자동차 분야 전문가인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09년 미국 GM 본사의 파산을 예측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GM이 자구책은 내놓지 않고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했다. GM의 호주 철수 사례도 눈여겨 볼 사안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포지션을 잘 잡고 있다고 본다. GM의 페이스에 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지적대로) GM의 경영 부실로 인한 결과로 분석되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국GM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주변에서 정부를 자꾸 윽박지르면 말을 못 한다. 그러면 안 된다”며 “정부가 GM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그들의 경영 부실을 지적하면서 한편에선 대응책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그는 “GM의 호주 철수 사례처럼 솔직히 빼먹을 것 다 빼먹고 나가겠다는 뜻으로까지 해석할 수 있다고까지 봐진다”고 했다.

이항구 위원은 지난 2015년 여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GM 아시아총괄 부사장을 만났을 당시 ‘한국은 GM의 호주 생산기지 철수 사례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 위원이 조사차 GM 본사를 방문해 임원들을 만났을 때도 들었던 말이다.

GM은 지난 2014년 호주에서의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호주 정부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2년간 GM 호주법인에 약 21억 7000만 달러(약 2조 35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GM은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 사례가 한국의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이항구 위원은 또한 “현재로선 쉽게 예단할 수 없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GM이 한국의 인건비가 비싸서 원가가 올라간다는 주장은 한국 기업들이 으레 쓰는 말을 갖다 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가의 경우 GM만이 알고 있고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인건비는 핑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위원은 “현재 쉽게 예단하긴 어렵고 말하는 게 한계가 있다. 과거에 대우자동차 사례 때도 그렇고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일들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지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