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군산=이진욱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지 하루가 지난 14일 한산한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입구 모습.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000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천지일보 군산=이진욱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지 하루가 지난 14일 한산한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입구 모습.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000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4월까지 생산계획 있었는데 폐쇄라니”

노조, 결의대회 후 부평공장서 천막농성

상인 “막막…절반만이라도 가동됐으면”

“정부, GM 경영부실 지적‧책임 물어야”

[천지일보 군산=이진욱 김도은 기자] 지난 13일 갑작스럽게 폐쇄 결정이 내려진 한국GM 군산공장의 14일 오후 모습은 그야 말로 적막 그 자체였다.

출근 근로자는 없다손 치더라도 왕래하는 사람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장 입구에서는 출입을 통제한 채 경비 직원들만이 지키고 있었고 이들은 현재 공장 상황을 물어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근로자 김성국(45, 군산시 소룡동)씨는 “당황스럽고 참담하다. 작년부터 폐쇄한단 말은 있었지만 올해 4월 23일까지 생산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설마했고 적어도 올해는 갈 줄 알았다”며 “2월 첫 주부터 이미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출근 재통보는 없다. 미리 다 수를 쓴 것 같다. 지금 공장에 차 한대도 없이 다 빠져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가 현재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희망퇴직하고 근로재난선포지역 선정 등만 기다리고 있고 협력업체까지 1만 2000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패닉상태”라며 분개했다.

[천지일보 군산=이진욱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페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지엠은 전날 경영악화를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천지일보 군산=이진욱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페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앞서 지엠은 전날 경영악화를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공장만을 바라보며 생계를 꾸려왔던 인근의 상점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대찌개집을 운영하는 이모(군산시 소룡동)씨는 “공장폐쇄 소식에 요새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고 분위기가 안좋다”며 “도시락배달로 간간히 가게를 유지해왔는데… 설 지나고 나서 이마저도 손님이 끊길까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 식당을 운영하는 두현태(50, 군산시 소룡동)씨도 “중학생 애들이 둘인데 이 나이에 다시 시내로 나간들 뭘 해먹고 살겠냐”며 “공장이 절반이라도 가동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지금 아무런 계획도 생각도 없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두씨는 그러면서도 공장 가동 재개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희망 섞인 말을 남겼다.

지난 13일 폐쇄 결정이 내려진 한국GM 군산공장 인근의 음식점들. 14일 오후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지난 13일 폐쇄 결정이 내려진 한국GM 군산공장 인근의 음식점들. 14일 오후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14일 오후 한국GM 군산공장 인근의 한 음식점에 매매 현수막이 붙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14일 오후 한국GM 군산공장 인근의 한 음식점에 매매 현수막이 붙어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4

GM의 파산을 예견한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M 군산공장 폐쇄의 직접적인 원인이 회사의 주장과 달리 경영부실일 수 있다면서 GM이 자구책부터 마련하는 게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또 높은 인건비는 으레 하는 핑계라고도 지적했다. 이 위원은 “정부가 포지션을 잘 잡고 있다고 본다. GM의 페이스에 말려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의 지적대로) GM의 경영 부실로 인한 결과로 분석되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국GM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선 쉽게 예단할 수 없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GM이 한국의 인건비가 비싸서 원가가 올라간다는 주장은 한국 기업들이 으레 쓰는 말을 갖다 쓴 것 같다. 원가는 GM만이 알고 있고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인건비는 핑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경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는 1500여명의 노조원이 참여한 가운데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조합원결의대회 및 지부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김재홍 지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죽을죄를 지은 것인가. 무능경영 책임을 전가하는 경영진은 승승장구하고 모든 것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행태들을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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