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北예술단 공연관람 후 돌아갈 듯
문 대통령 접견서 김 위원장 친서 전달
女아이스하키 단일팀 함께 응원하기도
이후 남북관계 변화에 관심 더 커질듯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 9일 전용기 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방남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숨 가쁜 2박 3일간 일정을 마치고 오늘 북한으로 돌아간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귀환하는 만큼 이후 남북의 관계 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북한 대표단은 방남 마지막 날 북한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을 끝으로 인천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오후 1시 46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한 북한 대표단은 오후 2시 7분께 공항 의전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20분가량 환담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특사로 파견된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이다.
환담을 마친 북한 대표단은 곧바로 공항과 연결된 KTX 역사로 이동해 2시 34분께 열차에 탑승,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로 향했다. 평창에 도착한 대표단 중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개회식 리셉션에 참석했다. 리셉션은 정상급 인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김 제1부부장은 제외됐다.
이후 북한대표단은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본부석 문재인 대통령 내외 뒷자리에 앉아 선수단 입장과 개막식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처음으로 대면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 일행은 92개국 선수들의 입장을 지켜봤고 마지막으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는 일어나 손을 흔들며 기뻐하기도 했다.
일정 둘째 날인 10일,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격 접견이 이뤄졌다. 이날 오전 11시가 다 돼서 대표단은 청와대에 도착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북한 조문사절단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본관 접견실에서 문 대통령과 1시간 20여분간 접견한 북한 대표단은 이후 본관 충무실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진행했다. 접견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왔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며 조심스럽게 만남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찬자리에서는 남북관계,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이른 시일 내 평양에서 뵀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장을 여는 주역이 돼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워달라”는 등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또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청와대 방명록에도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성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합니다”라며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도 “통일 지향의 단합과 확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감이 민족의 염원이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이후 북한 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최로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후 남북 단일팀의 첫경기가 치러지는 아이스하키장을 찾아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열띤 응원을 펼쳤다.
북한 대표단의 귀환 후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은 한반도를 향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결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고 실세인 김 제1부부장이 특사의 자격으로 온 것을 강조하며 방북을 요청한 상황에서 화답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 방북보다는 답방 형식의 대북특사를 먼저 파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