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작가가 ‘유휴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품 ‘홉 로드’ (제공: 서울시립미술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이은선 작가가 ‘유휴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품 ‘홉 로드’ (제공: 서울시립미술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비엔날레, 기존 1인 감독 체제→6인 공동 작업 체제

개관 30주년… 역사 되돌아보고 미술사 거장 재조명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기획전시 등 운영 방법에 변화를 꾀했다.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018 연간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날 서울 중구 서소문본관을 비롯해 관악구 남서울미술관과 노원구 북서울미술관의 연간 전시계획이 공개됐다.

먼저 본관과 분관에서 진행되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18’은 오는 9월에 시작해 11월까지 이어진다. 올해 10회를 맞이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기존의 1인 감독 기획 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콜렉티브)의 공동기획으로 운영된다.

올해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콜렉티브는 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김남수 무용평론가, 김장언 독립큐레이터, 임경용 더북소사이어티 대표,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팀장,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6명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예술·경제·환경·정치·사회 등 폭 넓은 분야와의 소통을 통해 사회의 새로운 전환계기를 만들고 시민들을 위한 열린 나눔의 장을 목표로 꾸며진다. 비엔날레 기간에는 ▲그동안 인류가 추구한 유토피아 도래의 불가능성 ▲기술환경 변화가 초래하는 새로운 모습 ▲좋은 삶에 대한 담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비엔날레를 위해 자체적으로 비엔날레 팀을 구성했다. 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 백기영 학예부장, 큐레이터들로 이뤄진 비엔날레 팀은 행사에 조금 더 직접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018 연간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기혜경 북서울 미술관 운영부장, 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 백기영 학예부장(왼쪽부터)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018 연간전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기혜경 북서울 미술관 운영부장, 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 백기영 학예부장(왼쪽부터)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은 “1인 감독체제 시절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비엔날레에 참여하긴 했지만 기획보다는 행정업무를 담당했다”며 “그러다보니 미술관의 정체성을 축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큐레이터들을 기획에 직접 참여시켜서 일반 전시 프로그램과 상호보완을 이뤄 시너지를 낼 예정”이라며 “비엔날레가 2년마다 열리는 단발성 행사로 그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기영 학예부장도 “비엔날레 10주년이 돼서 아카이브를 찾아보니 데이터가 삭제 돼 있는 등 문제가 있었다. 미술관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개관 5주년이 된 북서울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전시 ‘타이틀매치’의 운영·컨셉도 변화됐다. 그동안 원로작가와 신진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다른 작품을 선보였다면, 올해부터는 장르 구분을 넘어 매체·성향·개성이 다른 두 작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꾸며진다. 올해엔 인간의 신체를 해체·변형해 탐구해온 이형구 작가 등이 참가한다.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에 둘러 싸여 있는 북서울미술관은 관객소통형 전시를 준비했다. 우선 북서울미술관의 다양한 진입로를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민 ‘유휴공간 프로젝트’가 연중 수시 운영된다.

기혜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작년에는 북서울미술관이 있는 노원구의 민담과 지명유래를 찾아 가상의 이야기를 풀어낸 작업이 진행됐다”며 “유휴공간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선보일 ‘게임이 된 세계’는 관객참여가 기본이 되는 전시”라며 “예를 들어 박아람 작가의 ‘콜백(Callback)’의 경우 화면에 나오는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면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우리 삶을 바꾸는, 마음을 가진 미술관’이라는 지향점 아래 미술관의 30년 역사를 돌아보고 우리 미술사의 거장들을 재조명한다. 또한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에 보다 긴밀하게 대응하는 미술적 실천을 모색한다.

서소문본관에서는 6월부터 8월까지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는 전시 ‘보이스리스’가 열리고, 12월에는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한묵(1914~2016)의 유고전 ‘한묵’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신소장품전’ ‘씨실과 날실의 만남’ ‘30주년 기념전 디지털프롬나드: 22세기 산책자’ ‘겨울방학특별전’ 등의 전시가 진행된다.

남서울미술관에서는 ‘예술가 (없는) 초상’ ‘해외기관 협업전’ 등이, 북서울미술관에서는 ‘두 번째 풍경’ ‘소장작품 기획전 잃어버린 세계: 자연에 대한 태도’ ‘2018서울 사진축제’ ‘상·하반기 어린이 전시’ 등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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