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재(왼), 이덕형 작가. (제공: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김충재(왼), 이덕형 작가. (제공: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공예·그래픽 디자이너 활발한 활동하는 두 아티스트 조명

가구, 조명, 세라믹, BI, 패션 등 다양한 작품 30여점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웹툰작가 기안84후배이자 일명 ‘미대오빠’로 알려진 제품 디자이너 김충재가 그래픽 디자이너 이덕형(DHL)과 2인전 ‘From Vector’전을 개최한다.

롯데백화점은 김충재와 이덕형의 2인전 ‘From Vector’전을 오는 27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롯데갤러리에서 연다고 밝혔다. 김충재와 이덕형 작가는 Speeker 소속 아티스트로 패션, 공예 등 예술과 디자인을 넘나들며 최근 트렌드를 선도하는 인플루언서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충재는 제품디자이너라는 타이틀 안에서 제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는 형태와 기능을 넘나들며 어느 것 하나에 국한되지 않도록 작품에 아름다움을 녹여낸다. 또 사용되지 않을 때에도 기능을 하고 소재나 장르에 제한 없는 작품으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덕형은 다양한 로고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작가의 색을 덧입힌 감각적인 로고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정과 결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하는 방향성을 모티브로 작업한다.

전시장 그래픽. (제공: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시장 그래픽. (제공: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이들은 공통으로 매일의 삶 속에서 일상 속 소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실용적인 언어와 방법론을 접목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 일차원적인 이야기보다는 삶의 비전, 방향성을 작품에서 제시하고 단순한 틀 안에 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김충재의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라인을 살린 공예나 가구 등의 제품으로, 이덕형의 단순하지만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감각적인 작품으로 보이지게 된다.

이번 전시는 닮은 듯 다른 두 작가의 공통점을 찾는 가운데 독창성에 대해 역발상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무한한 가능성으로 완성된 작품의 기초(vector)에 중점을 두고 기존작업을 통해 두 작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고 궁극적으로는 공동 작업을 통해 조화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특별히 두 작가의 협업 작업을 선보이는 공간에서는 서로의 다름을 통해 조화로운 공간구성을 연출해 가상의 브랜드(아이덴티티)를 창조함으로써 가장 작고 기본적인 벡터와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담은 플랫폼을 제시한다. 

다음은 김충재, 이덕형 작가와의 일문일답.

-각자 전공·작업분야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김충재: 작업 분야를 선택했기보다 나는 미술이라는 분야 안에서 자라왔고 아직도 자라고 있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식물이 뿌리를 내린다던가 물고기가 물속에 사는 것을 그들의 선택이라 말하기 힘든 것과 같다. 기억하기로 초등학교 입학하던 때 장래희망이 화가였다. 그림을 계속 그려왔고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해온 것 같다. 실용적인 언어와 방법론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해 제품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리고 현재는 신당창작아케이드 입주 작가로서 가구나 도자제품 그리고 오브제를 디자인 하고 만들고 있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것들과 어릴 때 그리고 만들던 것들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함에 감사한다.

이덕형: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등에 새겨져 있는 브랜드들의 로고가 좋았다. 좋아하는 브랜드들의 아이덴티티는 형태가 매우 단순했지만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고 또한 쉽게 흉내낼 수 없었다. 어려서부터 공부보다는 만화책에 빠져 살았는데 미술선생님의 강요로 어쩌다 만화입시를 준비하면서 만화과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였고 미술과 디자인에 목표를 세우게 됐다. 대학교에선 멀티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해 그래픽 디자인의 기본적인 툴과 역사, 상업적인 활용에 대한 공부를 했고 사회에 일찍 뛰어들고 싶어 한학년만 마치고 자퇴했다. 그리고 클럽포스터 디자인으로 시작해 음반, 의류디자인, 제품디자인, 모션그래픽, 클럽, 음식점, 바, 공연장, 호텔, 기업등의 로고를 만들게 됐고 현재는 개인 작업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작업의 소재와 영감은 어디에서 주로 얻나.

김충재: 회화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왔다. 초기에는 미니멀리즘과 색면 추상에서 시작했고 최근 들어서는 조각과 건축으로부터 확장된 개념을 가지고 작업을 풀어가고 있다.

이덕형: 길거리에서 찾게 되거나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이 대부분 음악인이거나 미술인, 디자이너가 많아서 일상에서 항상 영감을 받는다.

-다양한 협업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김충재: 2017년 마지막 작업을 세라믹제품을 위한 사진작업을 했다. 포토그래퍼 김시우씨와 플로랄디자이너 김태희씨와의 협업이었다. 내 작업 전반적인 테마 중 하나인 ‘타임리스(Timeless)’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물이 상당히 만족스러웠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협업이라 생각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고 싶다.

이덕형: 빈지노와 김한준, 신동민 셋이 속한 IAB Studio BI 작업이 가장 즐거웠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그들이 좋아하는 색깔을 로고에 녹였다. 지식과 체계보다 순수함과 열정을 더 많이 녹여낸 로고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김충재: 예술, 디자인, 공예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흥미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덕형: 놀랍지 않아도 이해되고 싶고 나의 경험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깨달음과 또 행복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추구하는 작업방식은.

김충재: ‘Form questions function(형태가 기능에 던지는 의구심)’이라는 철학으로 제품을 디자인한다. 루이스설리번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를 비틀어 놓은 격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의 시작은 입체조형과 닮은 점이 많다. 평면에서 기본적인 조형요소들을 구성하고 그 요소가 입체가 되는 것과 반대로 입체가 평면이 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한다. 그리고 디자인을 실제 제품화 하는 단계에서 방식과 방법론에 어떠한 제한도 두고 싶지 않다. 새로운 물성을 다루되 디지털 기반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 과정에서 많은 테스트를 하는 편이고 최종 결과물에 책임감을 가지려 노력한다.

이덕형: 경험을 토대로 실험하고 발전해 나간다. 경험이 받쳐주지 않는 시각물은 티가 나고 아마추어처럼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김충재: 나는 이번전시를 통해 김충재란 사람이 제품을 디자인하고 계발해여 최종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컵이 하나 만들어진다고 할 때 그 안에 숨어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대체적으로 '유용함'보다'아름다움'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흐르곤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나는 그러한 흐름 속에서 몇 가지를 추려보았고 그 추려진 것들을 벡터라 이름 붙여봤다. 이덕형: ‘From Vector’는 벡터로 부터이다. 벡터는 요즘 세대의 시각물을 만드는 창작자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면서 무제한 확장이 가능하다. 모두가 아티스트라고 말하는 건 좀 식상하지만 정답이다. 작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큰 꿈으로 만드는 건 각자의 몫이다. 머리 속에 있는 단순한 생각을 지식으로 다듬고 경험으로 간을 맞추고 자신만의 언어를 담는다면 모두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되고, 삶이 나아지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인플루언서로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김충재: 이번 전시를 보게 되는 사람들에게 인플루언서나 작가(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은 굉장히 모호하고 낯설 것이다. 더욱이 나란 사람을 아마 ‘기안84의 후배’나 ‘미대오빠’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그럴 것이다. 대체로 그런 분들은 내게 “이제 연기를 할껀가요?” “가수로 데뷔할 껀가요?”류의 질문을 주시곤 하는데 그런 질문들은 앞서 말한 모호함과 낯섬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10대 였을 때 힙합과 래퍼(Rapper)라는 타이틀은 정말이지 모호함과 낯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요즘 어떤 중·고등학교를 가보아도 래퍼를 꿈꾸는 10대를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10년 전 래퍼와 현재의 인플루언서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덕형이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 또한 단순한 2인전 이상의 가치와 의미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덕형: 과정에 대해서. 시대에 대해서. 각자의 경험의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펼칠 수 있는 부족하지만 젊은 확고함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사람들에게 과정과 결과, 미묘한 다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그렇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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