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 선수가 13일(현지시간)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총회에서 특별연사로 나와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 선수가 13일(현지시간)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총회에서 특별연사로 나와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결의안 채택
IOC, 북한 참여 독려… 北 ‘침묵’
“올림픽, 北 대화 물꼬 트는 계기”

[천지일보=명승일, 김빛이나, 임혜지 기자]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월 1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는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라는 제목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안이 채택됐다.

휴전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올림픽 기간 전후(개최 7일 전부터 종료 7일 후까지) 적대행위 중단 촉구 ▲스포츠를 통한 평화·개발·인권 증진 ▲평창 대회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분위기 조성 기대 등이다.

이와 함께 지난 12월 19일엔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과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IPPNW)도 고성군 현내면의 통일전망대를 방문해 평화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평창평화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평화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선 북한의 참여가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현재로선 북한의 출전을 예단할 수 없다. IOC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북한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지만, 북한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앞서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냈다. 그럼에도 신청 시한이 지나도록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IOC는 북한이 뒤늦게라도 참가 의사를 밝힌다면, ‘와일드카드(특별출전 허용)’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참가비용도 모두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2월 18일 북한의 참가 여부에 대해 “북한이 많은 준비를 마쳤고 김정은의 최종 결심만 남은 걸로 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북한이 이렇게 침묵을 지키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월 19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초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때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이를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 입장에서 한미 군사훈련이 연기된다면 도발에 나설 명분이 약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여기에 호응해서 평창올림픽 참가로까지 이어질 경우 한반도 정세의 흐름은 급속하게 대화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평화올림픽이 되기 위해서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위기 상황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데 명분으로 삼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시기를 연기하거나 축소하자고 제안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고 대화시도 조차 원천봉쇄하고 있는데 평화올림픽이라는 취지에 맞게 (올림픽은) 북한과의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동북아에서 연속으로 올림픽이 개최된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과의 대화모드로 가지 않고 동북아 대결모드로 간다면 앞으로 남은 올림픽도 평화올림픽으로 가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미국에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제안했다”면서 “사실 제안은 미국에 했지만 공은 북한에 넘긴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올림픽의 성패는 북한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여기서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한다면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 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허 이사장은 “북한의 김정은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가를 결정하면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것을 목적으로 핵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에게 올림픽은 극도로 긴장수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극도로 자신의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며 “북한은 이런 이미지 개선을 통해 추가적인 미사일 개발을 위한 시간을 벌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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