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우리시간)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30분(우리시간)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前주한미사령관, 한미연합훈련 연기

“北 달래려는 시도는 통하지 않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적 개최를 기대한다”면서 대표단 파견을 검토하는 등 열린 자세를 취했다.

그런 반면 미국을 향해선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날 김정은은 무술년 신년사에서 이같이 남북관계 회복을 알리는 발언과 동시에 미국에는 위협을 가하는 등 통미봉남(通美封南)에서 통남봉미(通南封美)으로 돌아선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의 이런 대남기조 변화는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1:1대화엔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북한의 태도 변화는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은 이런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한국과의 대화를 통해 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림픽은 평화와 화합의 축제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만큼, 남북관계 개선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완화된다면 국제사회도 이전 같은 강력한 제재·압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핵 단추’를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했던 올림픽 기간 중 한미군사연합훈련 연기를 선뜻 결정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6~2008년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버웰 벨 전 사령관은 지난 12월 27일 VOA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외교적인 이유로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어떤 생각도 잘못된 것”이라며 “올림픽을 치르는 단기간에 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올림픽 폐막 직후 원래 계획된 훈련을 전 범위에 걸쳐 실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2011~2013년 재임한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훈련 연기가 자칫 북한을 달래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그런 시도는 통한 적이 없고,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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