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세상] “아휴 괜찮아… 별일 없을거야” 한국인의 고질병 안전불감증, 언제 치료될까
[컬처 세상] “아휴 괜찮아… 별일 없을거야” 한국인의 고질병 안전불감증, 언제 치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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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 ‘그레이 크리스마스’였다. 거리에는 캐럴송이 사라졌고 화려한 트리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최근 한 백화점이 소송을 당하면서 생긴 ‘저작권료 폭탄’으로 거리의 샵들마다 눈치 보느라 틀지 못하는 원인도 크다. 취업난과 경제적 고충으로 허덕이는 지금의 10대, 20대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기성세대들이 오래전 경험한 즐겁고 추억되는 크리스마스와는 많이 다르다.

‘그레이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최근 제천 대형화재 참사로 사회가 어수선하다. 제천 참사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고질병인 안전불감증으로 키워낸 우리 사회의 현주소며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결과다.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법은 깨라고 만든 거야”라고 내뱉는 상식 이하의 수준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사회질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어진 지 40년이 넘은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는 ‘8명 이상 탑승하지 마세요’라고 경고 표시가 돼있었지만, 이미 10명이 넘게 탄 엘리베이터 안으로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아줌마가 쏜살같이 합류했다. 그것도 모자라, 밖에 있던 친구들에게 “어여 타,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사람들은 “괜찮아, 괜찮아” 하는 생각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 ‘괜찮아’라는 안이한 생각 때문에 얼마나 많은 참사가 진행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을 치료하고 막을 수 있는 참사를 이제 멈추려면, 학교와 사회에서 지속적인 안전교육, 시스템 구축을 통해 우리 모두 절치부심해야 한다.

최근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와 유조선이 충돌해 13명 사망한 사고, 지난 10월 의정부에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진 이후 두 건이나 더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 이대 목동병원의 영아 사망사고, 제천 화재참사 등 모든 사고가 국민들의 안전불감증과 연계돼 있다. 이러한 크고 작은 사고들은 20여년 전 무너진 성수대교 붕괴사고,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1994년 10월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총 6대 차량에 탑승한 49명 중 32명이 사망했다. 그때의 참사도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던 인재였다. 참사는 사고 전 이미 시민들에게 위험이 목격돼 신고가 접수됐다. 그날 새벽 성수대교를 통과하던 운전자들은 상판 이음새 부분의 틈새가 벌어져 차량에 충격이 가해지자 서울시에 신고했지만, 교량은 어떤 조치도 없이 방치됐고 몇 시간이 지나 결국 대형 참사로 진행되며 김영삼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1995년 6월 무너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돈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시민의 안전과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후진국형 대한민국의 극단적인 모습과 안전불감증이 엮여져 발생한 사고였다. 삼풍백화점은 가사용 승인이라는 편법으로 1989년 12월 1일 백화점을 개장했고, 준공 승인은 9개월이 지나서야 받았다. 이미 붕괴 두 달 전부터 백화점 5층 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받은 임원진이었지만, 문제의 현장을 손님들이 보지 못하도록 가리라고 지시하고 탐욕에 눈이 먼 삼풍백화점 회장은 이를 무시하고 영업을 강행했다. 결국 인명피해는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었다. 6.25전쟁 이후 가장 큰 인적 피해였다.

22년이 지나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 역시 고객들의 안전은 무시한 채 불에 타기 쉬운 값싼 스티로폼과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안전불감증이 키워낸 혹독한 참사로 기록됐다. 이번 사고도 지켜야 할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잘 모르고 엉터리로 일을 해 많은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여기에 더해 소방차를 가로막는 불법 주차, 막혀 있는 비상구는 이번 화재 참사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소방도로에 대한 점검과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건물주들도 자체 점검을 통한 화재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생각 없이 비상구 문을 잠그거나 비상계단에 물건을 쌓아 대피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유족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 1시간가량 통화했다는 경우도 있고 진화 현장에서 2층 사우나에 사람들이 있으니 유리창을 깨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깨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번 사고에서 한국은 IT, 자동차, 반도체 산업만 발달했을 뿐이지, 제도적 시스템을 따르고 준수하는 한국인들의 의식수준은 아직 후진국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결과였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무엇이 근본적으로 잘못되고 돌아가고 있는지 정부, 국회, 지자체 등은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라는 한국형 안전불감증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라져야 한다.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대형 참사는 앞으로도 계속될지도 모른다. 정부는 미디어를 통해 안전의식 고취에 대한 홍보를 지속해야만 하며, 지자체와 학교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끊임없는 안전교육과 규범에 맞는 행동강령을 지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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