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1일 베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출처: 청와대)
지난 11월 11일 베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출처: 청와대)

정치·경제·문화 전 분야 교류 활발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의 중요 축
교역 전년比 43%↑, 600억불 눈앞
한반도 비핵화·평화 공조도 강화키로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베트남이 22일 수교 25주년을 맞이하며 경제를 비롯해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인 교류 성장을 거듭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으로 급부상했고,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있어서도 베트남은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사업과 관광을 위해 한국과 베트남을 오고가는 사람들도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청산 양국 교류선언 후 관계발전 

한국은 과거 1960~1970년대에 베트남전(戰)에 한국군을 파병하며 총부리를 겨눠야 했다. 하지만 이제 양국은 과거를 이겨내고 중요한 경제 파트너, 우정의 나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12월 22일 처음으로 외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양국은 2001년 9월엔 르엉 베트남 국가주석의 방한 때 ‘한·베트남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공동선언을 공표하기도 했다. 이는 양국의 관계를 기존 경제 분야만을 넘어 정치·군사·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후 2009년 10월에는 한국이 베트남을 방문하며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관계를 더 확대키로 했다.

◆文정부 新남방정책 핵심국가 중 하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는 신 남방정책의 핵심국가 중 하나로 베트남이 떠올랐다. 문 정부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실질협력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2022년까지 아세안 3국인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을 한반도 주변 4강(미·중·러·일)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하는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지난달에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11일에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베트남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며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2020년까지 교역 목표 1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정상을 포함해 정부 고위급 인사의 교류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교류의 폭도 넓혀나가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이 적극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고,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유엔안보리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지난 11월 8일 베트남 호치민 란안에서 ‘한-베 수교 25주년’ 기념 및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K-Pop 우정콘서트’가 열렸다. 한국 가수 티아라·틴탑·헤일로·스누퍼·드림캐쳐 등이 참가했고 3000여명의 현지 팬들이 방문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지난 11월 8일 베트남 호치민 란안에서 ‘한-베 수교 25주년’ 기념 및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K-Pop 우정콘서트’가 열렸다. 한국 가수 티아라·틴탑·헤일로·스누퍼·드림캐쳐 등이 참가했고 3000여명의 현지 팬들이 방문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韓의 4대 교역국, 베트남의 제1투자국

한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4대 교역·투자 대상국이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한국은 3대 교역국이자 제1의 투자국으로 선정되며 양국의 대외 경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양국의 교역액은 451억 달러이며, 올해는 약 600억 달러까지도 예상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3년간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연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베트남 간의 교역 규모는 올해 1~11월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증가한 5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세계 교역 증가율인 17.3%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베트남 현지 근무 경력이 있는 외교부 한 관계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우리나라 한 진출기업의 경우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라며 “한국의 대·중소기업의 현지 지사가 5500여개나 되는 등 경제 분야만 봐도 흑자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출의 경우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현지 생산에 필요한 부품과 소재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8.4% 증가한 43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전자관련 회사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무선통신·전자기구 등 4대 전자부품이 전체 수출의 4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베트남으로부터 수입은 현지에서 생산된 한국 브랜드의 무선통신기기·의류·잡화 등의 수입이 늘면서 전년 대비 29.2% 증가한 148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對)베트남 무역흑자는 올해 1~11월 289억 달러로 중국,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올해 베트남 방문 54%나 늘어

한국과 베트남은 양국을 방문하는 이들의 숫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에게 베트남은 경제 교류뿐 아니라 관광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베트남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한국에서 베트남을 향한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9% 증가한 193만 4082명을 기록했다. 반대로 베트남에서 한국을 향한 방문객은 전년대비 29.4% 증가한 27만 2036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 황건혁 차장은 “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하면서 베트남을 방문하는 수요가 늘었고 관련 항공편도 증가했다. 베트남의 경우도 한류 열풍이 일면서 한국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한류 열풍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에 대해서 황 차장은 “한국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베트남 공중파를 탔고, 최신 한국 드라마가 베트남의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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